히타치제작소와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의 IT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이미지 센서, 자동차 배터리 등 부품뿐만 아니라 TV를 비롯한 완제품 시장에서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분위기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는 분야에서도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한 발 앞서나갈 태세다.
◆파나소닉등 日 IT업체, TV 시장 등서 화려한 부활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가격의 22% 정도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투입 비중이 줄어들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영국 TV 평가전문 웹사이트 'HDTV 테스트'와 소매유통업체 '크램프튼&무어'는 예상 외의 조사 자료를 내놓으며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체 TV제품 평가전에서 파나소닉을 '올해의 최고 TV(Best TV of 2018)'로 선정한 것이다.
QLED TV(양자점발광다이오드)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로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중 한 곳이 선정될 것이란 전망은 깨졌다. 전문가들은 세계 TV 시장에서 일본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했다.
특히 대부분 가정의 중심자리를 차지하는 TV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TV는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기술의 플랫폼 역할로 거듭나고 있다. 따라서 미래 시장의 확보 측면에선 반드시 필요한 분야다.
TV 시장으로 대표되는 일본 IT업계의 세계 무대 ‘귀환’은 실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소니를 들 수 있다. 소니는 올 1분기(1~3월) 4908억엔(약 4조83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33억엔)보다 무려 7배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 후지쯔 등도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파나소닉도 올 1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순이익(2360억엔)이 58.0% 증가하는 등 일본을 대표하는 7개 IT업체들은 대부분 큰 폭의 성장을 일궈냈다. 다만 도시바는 원전사업 등의 실패로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와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본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소니 등 일본 대부분 IT업체들의 올해 영업이익이 대폭 상향 조정되는 등 1980~1990년대의 호황을 재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기술도 선점··· “중국과 일본업체 모두 경계해야”
일본 IT업체들은 AI와 로봇 등 차세대 기술도 앞서 나가며 미래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올해 초 열렸던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소니 등 일본 IT업체들은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로 창업 100주년을 맞은 파나소닉은 전시장 전체를 일상 생활에 맞춘 다양한 스마트 솔루션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미래형 차량용 디지털 콕핏인 ‘스마트비전 콕핏’, 주거용 태양광 패널을 비롯한 에너지 솔루션, AI에 기반한 포터 로봇 솔루션 등의 신개념 기술들은 이 회사의 다음 100년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됐다.
업계 1위의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업체인 소니도 자동차용 센서 시장으로의 영향력 확대를 선언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또 신형 반려견 로봇 ‘아이보(Aibo)'를 선보이면서 AI의 대표적인 두 매개체로 떠오른 로봇과 자동차 시장을 향한 새로운 행보를 알렸다.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는 “중국은 삼성보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먼저 출시할 정도로 많은 분야에서 한국을 쫓아왔다"며 "일본 IT업계도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하는 것을 우리 정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