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출범 1년] "우리가 변해야 경제가 산다"…실용 중심 조직혁신

2018-07-2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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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식 소통 강화 조직문화 구축

일할 땐 직급 상관없이 장관 독대

익명으로 자유롭게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아무말 대잔치', 여성의 고충을 해결하는 '핑크보드', 5급 이하 실무자 중심의 '주니어 보드', 보고서 꾸미는 시간을 줄인 '원클릭 보고서', 사용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인사 드래프트제', 직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책임자가 될 수 있는 '스크럼 마스터'···

이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21일 장관 취임 이후 '조직 혁신'을 위해 도입한 업무 방식이다. 관료조직의 경직성을 타파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해 부처의 특성처럼 '벤처정신'을 최대로 살려보자는 취지다. 

홍종학 장관은 26일 "중기부가 실용 중심 조직으로 전환해야 국민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홍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의 핵심은 더불어 사는 경제"라며 "상생이라는 의미에 비춰보면 소상공인과 중소·벤처 기업이 대한민국 경제에 중요한 위치에 서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특히 "소상공인과 중소·벤처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려면 중기부가 먼저 벤처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그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변화해야하고, 그 변화를 위해서는 조직부터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장관이 되겠다'는 홍 장관의 조직혁신을 살펴봤다.  

◆아무말대잔치·주니어보드 등 상향식 소통 강화한 조직혁신 
중기부 공무원들은 아무때나 익명으로 자유롭게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아무말 대잔치 제도를 활용한다. 덕분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인트라넷에 익명으로 올리면 전직원이 피드백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홍 장관도 ‘종이학’이라는 별명으로 직접 게시판에 글을 쓰거나 직원들이 쓴 글에 댓글을 달며 소통하고 있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아무말 대잔치는 이달 23일 기준 제안 570건, 조회 46만9268회, 댓글 3550건, 추천 1만2790회 등을 기록했다. 이 제도는 국무총리실로부터 업무혁신 우수사례로 꼽힐 정도로 관료 조직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원클릭 보고서' 제도로 보고 방식도 대폭 개선됐다. 보고서를 꾸미는 시간을 단축하고, 정책 내용에 집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주말 간부회의 일정도 평일로 변경됐다. 홍 장관은 간부들이 자료 준비를 위해 주말에 출근하지 않도록 조치하며 일·가정 양립 문화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종학 장관(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4월23일 정부대전청사 중기부 장관실에서 열린 주니어보드 회의에서 5급이하 젊은 공무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5급 이하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주니어보드와 여성 공무원들로 구성된 핑크보드도 운영 중이다. 

주니어보드는 사무관과 주무관 등 젊은 공무원들이 조직의 잘못된 부분을 장관과 직접 소통·토론·협의할 수 있는 창구다. 핑크보드 역시 여성을 위한 조직내 배려나 불편한 부분을 장관에게 직접 건의하는 채널로 자리잡았다.  
 
최근 중기부를 가보면 구글 캠퍼스와 같은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중기부 공무원들이 개인 역량 강화를 위해 매일 학습에 열중하고 있어서다. '학습 조직화' 제도가 시행되면서 중기부 공무원들은 출근 시간보다 일찍 나오거나 점심시간을 활용해 샌드위치를 먹으며 외국어 등을 배운다. 

◆수요자 중심의 인사시스템 구축···잡포스팅·드래프트제 도입
중기부는 간부 급에서 정책공유회(잡포스팅·Job-Posting), 사무관·주무관 급에서 인사 드래프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장·차관 등 사용자 중심의 인사 방식을 수요자 중심의 인사시스템으로 개선한 것이다.

홍 장관은 "하기 싫은 일보다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할 때 업무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하고 싶은 업무를 어떻게 잘할 것인지에 대한 발표를 들어보고 적임자를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공유회를 통해 국·과장 자리가 선정되면, 사무관과 주무관은 가고 싶은 부서에 지원한다. 이후 국·과장과 부서원이 협의해 필요한 부서 직원을 선발한다. 이는 홍 장관이 새로 도입한 인사 드래프트제다. 드래프트제는 스포츠 구단이 팀의 상황에 맞게 필요한 선수를 선택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정책공유회를 개최했고, 38개 간부급 직위를 충원했다. 드래프트제를 시행하며 90% 이상의 인사가 적재적소에 매칭되는 성과도 거뒀다. 누구나 하기 싫어하거나 힘든 자리에서 일하는 직원에게는 인사고과 등에서 혜택을 부여하면서 기피부서에 대한 누수가 발생하지 않게했다.  
  
또 중기부 공무원이면 누구나 스크럼 마스터가 될 수 있다. 스크럼 마스터는 업무를 책임지고 마무리하기까지 장관과 독대하며 과업을 해결한다. 

홍 장관은 "직급과 상관없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면, 이를 현실화 하는데까지 책임지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중기부가 실용 중심 조직으로 전환해야 국민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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