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소프트웨어 개발에 속도를 낸다.
◆AI로 소프트웨어 검증… 개발기간 단축
현대모비스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검증시스템 ‘마이스트(MAIST)’를 최근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소프트웨어 검증작업에 AI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은 자동차 한 대에서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분석 기관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 따르면 자동차 한 대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에서 2030년 30%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자동차에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전장부품은 시스템 기준으로 100여개가 넘는다. 이들 시스템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문서 형태로 전환하면 그 분량은 시스템 한 개당 적게는 3만~수천만 줄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
소프트웨어가 대폭 증가하면서 이를 분석하는 검증작업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오류로 발생할 수 있는 품질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극한의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성과 더불어 보안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소프트웨어 검증에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마이스트가 업무 효율을 2배 이상 높여 소프트웨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검증의 정확도를 한층 더 높여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로 대표되는 전장부품의 설계 역량 강화와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마이스트를 통합형 차체제어시스템(IBU)과 써라운드뷰모니터링 시스템(SVM) 검증에 시범 적용해 각 업무의 각 53%, 70%를 처리했다.
이승용 현대모비스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실장(이사)은 “마이스트가 검증 업무의 50~70%를 대신하면서 연구원들은 더 창의적인 환경에서 알고리즘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급속도로 증가하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신속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하반기부터 마이스트를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는 전장 전 부품으로 확대 적용한다. 제동과 조향 등의 핵심부품은 물론 자율주행·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친환경 등 미래차 연구 전 부문으로 확대한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연구기지인 인도연구소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대화형 로봇 ‘마이봇’ 개발… 연구원 의도 파악해 해결책 제시
현대모비스는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문서 검색시스템, 마이봇(MAIBOT)도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에 도입했다. 마이봇은 모비스 AI 로봇의 줄임말로, 연구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클라우드 내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자료를 찾아주는 대화형 로봇이다.
마이봇은 20만 건에 이르는 방대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료를 연구원들이 쉽게 찾을 수 있게 개발됐다. 연구원들의 의도는 물론 문서의 내용까지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딥러닝 기반으로 데이터베이스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욱 똑똑해지는 것이 장점이다. 마이봇은 현재 대중화된 인공지능 스피커나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 전문용어까지 학습했다는 게 현대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마이봇을 내년까지 주요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연구개발 부문 외에도 각종 사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마이스트와 마이봇 도입은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아닌 자동차 부품업체가 인공지능을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과정에 도입한 사례로 주목받는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소프트웨어 중심기업으로 변화를 선언하며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재 800명 수준인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2025년까지 4000명 수준으로 확대해 고급 소프트웨어 설계 인재로 육성할 방침”이라며 “지난 5월에는 독일 컨티넨탈 출신의 커넥티비티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칼스텐 바이스 박사를 소프트웨어 설계담당 상무로 영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