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인생 거는 필승 경영 전술 '손의 제공병법'

2018-07-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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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풍(風)ㆍ림(林)ㆍ화(火)ㆍ산(山)ㆍ해(海)

손정의는 통찰력과 유머감각이 있는 경영자다. 탈모를 언급한 네티즌의 질문에 "머리카락이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유쾌한 답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사진을 봐도 그는 꽤 많이 전진해보인다.[사진=손정의 트위터]

1957년 8월 11일 일본사가 현 도스시에서 태어난 손정의(孫正義)는 소프트뱅크 창업자이며 한국에서는 재일 한국인 3세 경영자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2000년 중국에 가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만나 단번에 204억원을 투자하고 34.4%의 알리바바 지분을 보유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14년 알리바바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한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약 470조원(2018년 기준)이다. 손정의는 2016년 처음으로 알리바바 지분 4% 매각했다. 소프트뱅크가 발표한 매각 대금은 약 9조4800억원.

월가는 손정의가 알리바바 투자로 2890배 정도 이익을 봤을 것으로 예측한다. 손정의는 마윈을 본 지 6분 만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하니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손정의의 이런 통찰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그는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이 만든 '손의 제공병법'에 의지해 판단한다고 말한다. 그는 20세부터 27세까지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이때 4000여권의 책을 읽었고 '손자병법'과 '란체스터의 법칙'을 융합해 '손의 제공병법'을 만들었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한국 자회사인 소프트뱅크 커머스에서 출판한 '손정의의 선택'을 들여다보면 그의 병법은 이념→비전→전략→마음가짐→전술 순으로 나열돼있다. 이번 기사에서 전술만 다뤄보기로 하겠다.

병법에서 전술은 싸움의 기술이다. 대의라는 이념과 전략을 위해선 작은 것을 포기하는 전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하고 빠른 판단이 뒤따라야지 희생이 빛을 발한다.

'손의 제공병법' 중 전술에는 풍(風) 림(林) 화(火) 산(山) 해(海)가 있다.

그 중 '풍림화산'은 공격에 해당한다. 먼저 풍(風)은 빠른 실행력을 말한다.
 

[사진=픽사베이]

"야후 재팬의 설립에서 보다폰 재팬의 매수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년이었습니다. 이것처럼 '풍'은 재빨리 행동하고 실행한다는 의미입니다" -손정의

획기적인 아이디어, 체계적인 경영전략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아이디어를 실현할 때 많은 실행 착오가 생긴다. 이것을 극복을 할 때 훌륭한 결과물이 탄생한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지 않고 생각만 하면 자신의 아이디어가 최고라는 자만심에 빠진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비슷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을 보며 '내가 생각한 거랑 똑같네'라고 한탄한다.

림(林)은 조용히, 극비리에 진행한다는 의미다.
 

[사진=픽사베이]

"아이폰도 언론에서는 도코모가 판매한다. 아니다 au(일본의 이동통신업체)가 판매한다고 기사를 쏟아냈지만, 결과는 어땠습니까? 물밑 협상, 정보통제는 철저히 '숲(林)'처럼 조용히 진행해야 합니다" -손정의

1981년 소프트뱅크는 소프트웨어 유통사업과 출판사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야 통신업계에 뛰어들었다. 소포트뱅크는 통신업계 후발주자였다.

당시 소프트뱅크의 통화품질은 나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소프트뱅크가 애플과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아이폰을 출시하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일본 통신시장에서 소프트뱅크 점유율은 빠르게 확장했다. 시장은 소프트뱅크가 아이폰을 독점 판매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소프트뱅크는 아이폰5가 나오기 전까지 일본에 아이폰을 독점 판매했다.

빠르고 조용히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먹고 움직일 때는 불(火)처럼 혁명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반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는 '산(山)'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산은 자신의 영역이 아닌 곳엔 힘을 쏟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진=픽사베이]

"소프트뱅크의 사업영역은 정보산업입니다. 이 영역 이외에는 손도 대지 않습니다" -손정의

마지막 전략인 '해(海)'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것을 뜻한다.
 

[사진=픽사베이]

"'풍림화산'처럼 싸우면 들판은 불타고 시체가 쌓이며 모든 것이 황폐해집니다. 하지만 싸움은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바다'처럼 모든 것을 집어삼켜 조용하고 평화로운 상태를 만들어야 비로소 싸움이 종결됩니다" -손정의

손정의는 들판을 불타는 채로 놔두면 다시 새로운 불길이 치솟고 세상이 안정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손정의는 언제나 신의를 중요시한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때는 파트너십을 맺고 여러 기업과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철칙이 있다.

경영 환경이 나빠질 때는 소프트뱅크와 손정의가 모든 책임을 지고 철수했다. 소프트뱅크에서 구조조정이란 없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이런 행동이

종종 보여줬으며 지금까지 소프트뱅크에서 구조조정이란 없었고 앞으로도 없다고 밝혔다. 그의 이런 행동이 포용력을 강조하는 바다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그러한 전쟁터를 넓고 조용한 '바다'의 상태로 만들어야만 비로소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손정의

손정의는 소프트뱅크를 2명의 직원과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프트웨어 유통과 출판업을 했고 이후에는 야후에 투자하고 야후재팬을 설립하는 날렵하고 새로운 선택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 2010년 주주총회에서 신 30년 비전으로 '정보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겠다'고 발표하고 소프트뱅크를 300년 이상 지속하는 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의 말은 허투가 아니었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세계 2위 반도체 설계회사 ARM홀딩스와 로봇 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알리바바 등 새로운 IT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혁명적 경영 모습을 보였다. 미국 경제 매체 쿼츠는 "세계 차량 공유 시장의 진정한 왕(real king)은 우버가 아니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라고 보도한 적 있다. IT와 관련된 분야라면 손정의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지경이다.

비전을 쫓아가는 손정의는 세상 사람들에게 이런 조언도 남겼다.
 

[사진=아주경제]

[사진=아주경제]

[사진=아주경제]

[사진=아주경제]

[사진=아주경제]


"이것만은 기억하십시오. 여러분 스스로를 위해서, 나 자신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이 한 가지만은 결정하기 바랍니다. 목표로 할 산. 이것을 결정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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