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온라인 펀드쇼핑몰인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는 2017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 73.57%를 기록했다. 납입자본금이 420억원에 달하지만, 자본총계는 결손금 증가 탓에 111억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이런 이유로 새 주인을 찾았고, 준공공기관인 한국증권금융을 대주주로 맞게 됐다. 한국증권금융은 펀드온라인코리아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을 출자하고, 지분 53%를 취득하기로 했다. 애초 펀드온라인코리아를 사들이려고 했던 데일리금융그룹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인수를 포기했다.
펀드온라인코리아를 설립한 2013년부터 출자해온 주요주주 대부분은 한국증권금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자산총계만 50조원에 육박하는 한국증권금융을 디딤돌로 삼아 전통적인 펀드 유통채널인 은행·증권사와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에탁결제원이 펀드온라인코리아 지분을 각각 5~9%가량 보유한 주요출자자다.
한국증권금융 자체도 증권가에서 큰손으로 불린다. 회사는 자본시장법·근로자복지기본법을 근거로 세워진 독점적인 증권금융업자다. 즉, 금융투자사에 직접 돈을 빌려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완규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이번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예상보다 2배가량 많은 인수가를 제시했다고 들었다"라며 "한국증권금융 입장에서도 처음 거느리는 자회사라 다양한 구상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며 "우선 사업 방향에 대한 논의부터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