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세탁기를 찾는 중국소비자도 덩달아 늘었다. 중국 세탁기 수입시장의 70%는 독일과 한국산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입산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독일이 한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8일 코트라와 중국시장감독관리총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세탁기 수입규모는 전년대비 28.5% 증가한 5835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세탁기 수입시장의 70%는 독일산과 한국산이 차지했다. 독일은 지난 2016년까지 20%대의 시장점유율로 2위였지만, 지난해 전년대비 140% 이상 급증하며 중국 최대 세탁기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반면, 한국은 2016년 45%의 중국 세탁기 수입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2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의 독거 청년 수가 5000만명을 초과하면서 대용량 가전보다 미니 가전이 인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형 세탁기는 가격이 드럼형의 절반 이하 수준이지만 주요 고객군인 젊은 세대들은 기능과 디자인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한 바이어는 "벽걸이형은 공간을 적게 차지하여 거주공간이 좁은 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에너지 절약 의식 강화, 특히 최근 중국 전기료, 수도료 등 비용이 상승하면서 물 사용량, 전기료 등 절약 가능한 상품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바이어는 "미니세탁기는 유아가 있는 가정과 여성 소비자들도 중요한 고객층이므로 위생 세탁을 위해 '삶음' 세탁 기능을 추가한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며 "1인가구를 겨냥해 ‘스피드 업’ 코스를 추가한 제품도 젊은 고객층들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과 일본, 중국 현지 기업들이 미니 세탁기를 잇따라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산 제품 중 대우전자의 '미니'는 지난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光棍節, 11월 11일)' 행사에서 17시간 만에 3만2000대 판매하며 인기품목으로 부상했다. 하이얼과 샤오텐어(小天鵝) 등 로컬 백색가전 선두업체들도 최근 소득·살균 기능에 벽걸이·슬림형 제품을 출시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국, 일본산 세탁기 제품은 중국 현지 제품보다 800~1000위안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방이 불가능한 기술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성애 중국 베이징무역관은 "가전제조는 로컬기업들도 이미 20~30년간 기술력을 쌓아온 업종으로 최근 중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제품은 대부분 세련된 디자인에 사물인터넷(IoT) 기능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라며 "외관 디자인 등 타 브랜드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특징이 아닌 제품 특화 기능을 강화해 기술력으로 소비자의 인정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