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중국, 美 기술 훔쳐? 거짓".. WTO 제소에 中, '도덕경'으로 반박

2018-07-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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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중국 관영언론 연일 비판...인민일보 "中 기술력 높아져"

미국의 WTO 제소에 中 반발, "WTO 존엄성 수호로 대응", "적반하장"

커지는 반미 정서, FT "중국 소비자 절반 이상, 美 제품 안 산다"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당시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사진=연합]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8일 전문가 논평을 통해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훔쳐쓰고 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기술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지식재산권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관세폭탄을 던지고 서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은 이처럼 연일 미국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중국 국제무역학회 전문가위원회 부주임의 논평을 게재하고 "중국이 미국 기술을 훔쳤다"는 것은 미국이 날조한 '거짓말'일 뿐이라며 이러한 이를 '경제적 침략'으로 과장해 압박하는 것은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세계에 대한 위협'으로 포장하고 중국을 '악역'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거론하며 중국은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국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일단 중국은 세계 2대 국제특허 출원국으로 3년 내 미국을 넘어설 전망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WIPO 국제특허(PCT) 출원량는 전년 대비 13.4% 늘어난 4만8882건으로 일본을 넘어 세계 2위에 올랐다. 국내 특허 출원량으로는 이미 세계 1위다.

연구개발(R&D)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R&D 투자액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2.12%, 총 투자액은 1조75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1.6% 늘었다. 중국이 지불하는 지식재산권 로열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286억 달러로 이는 2001년 WTO 가입 당시와 비교해 15배가 넘는 액수다. 중국의 로열티 지불액은 세계 4위 수준으로 일본, 프랑스, 영국, 캐나다, 독일, 싱가포르, 한국과 인도 보다도 많다.

기술력이 빠르게 제고되면서 중국이 이미 기술을 이전해주는 국가로 성장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중국 외환관리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로열티 수입은 전년 대비 무려 311.5% 폭발적으로 늘어난 47억8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세계의 공장이 혁신 대국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중국 기술 혁신과 발전의 핵심 주체다. WIPO의 지난 3월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3위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화웨이가 특허 출원량 4024건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최근 미국발 공격에 휘청이며 회생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중싱(中興·ZTE)이 2965건으로 2위, 인텔이 2637건으로 3위였다. 이 외에 중국 대표 LCD 패널제조업체인 징둥팡(京東方BOE)가 1818건으로 7위에 오르며 10위권에 랭크됐다. 

중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미국이 중국을 WTO에 고소하자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고전 문구를 언급하며 스스로를 먼저 살피라고 지적하고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도덕경'의 구절을 인용해 미국을 향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다.

화 대변인은 "지인자지, 자지자명(知人者智, 自知者明: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신을 아는 사람은 명철하다)고 했다"면서 "중국은 앞으로도 WTO 규정을 준수하는 모범생일 것이며 미국이 실질적 행동으로 WTO 규정을 존중하고 준수해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18일 사평을 통해 미국이 중국과 유럽연합(EU)을 WTO에 제소한 것은 "적반하장의 행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은 "미국의 무역패권주의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WTO의 다자주의 원칙과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내 반미 정서도 커지는 분위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 소비자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이콧 의사를 보였다고 18일 보도했다.

설문조사 참여자 중 무려 54%가 "무역전쟁이 시작되면 미국산 제품은 절대 혹은 아마 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보이콧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중국 200개 도시 2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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