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이번주 분수령…추가관세·반미동맹·경제전망 '변수'

2018-07-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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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EU, 반미동맹 '난망'…우군 확보 지지부진

160억弗 추가관세 도래, 中 보복 여부 관심

경제 악영향 본격화, 대응전략 선택할 시점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0차 중·EU 정상회의'에 참석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과 리커창 중국 총리,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국정부망 ]


이번주 중 미·중 간 무역전쟁의 단기적 양상이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

반미 연합전선 구축을 원하는 중국의 구애에 유럽연합(EU)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주요 변수다.
미국이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측의 즉각적인 대응 여부도 관심사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소폭 둔화하고 하반기 경제 전망도 밝지 않은 중국 입장에서는 무역전쟁에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다.

◆中 "같이 싸우자" 요청에 EU 반응 '미지근'

16일 중국정부망에 따르면 리커창(李極强) 중국 총리는 이날 베이징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만나 '제20차 중·EU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17일까지 이어진다.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수호하는 데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선도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적 발전을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한다는 EU의 기존 입장이 재확인됐다.

다만 EU는 중국의 대외 개방 확대를 이끌어내는 데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다. 유럽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게 목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끼어들 생각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EU 자문기구인 유럽경제사회위원회(EESC)의 루카 자히에르 대표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힘을 합쳐 미국에 대항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자히에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세 정책에 반대한다"면서도 "미·중 양국이 (WTO 규칙에 기초해) 의견 차이를 조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가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각국 정상을 설득하고, BMW·바스프·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유럽 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성의를 보인 중국 입장에서는 서운할 만한 결과다.

양측 간 추가 협의를 통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여지는 있지만 미국에 대항하는 강력한 연합 전선 구축은 힘들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왕이웨이(王意桅) 인민대 교수는 "역대 정상회의 중 가장 풍성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면서도 "중국과 EU가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체제가 다른 만큼 함께 미국에 대항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관세폭탄 추가 배달 임박, 중국의 선택은?

이번주에는 미국의 추가 관세폭탄도 배달될 예정이다. 미국은 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우선 적용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나머지 160억 달러어치, 284개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2주 안에 실행하기로 했다. 늦어도 오는 20일에는 공식 발효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은 미국의 도발에 대한 맞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과세를 매기겠다고 전격 발표하자 "보복할 수밖에 없다"고 발끈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160억 달러어치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했을 때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단은 동등한 수준의 보복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다. 무역전쟁 관련 전략을 확정할 시기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중국 정부를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올 상반기 GDP 성장률은 6.8%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2분기 성장률은 6.7%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둔화했다.

상반기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6.0%로 1.5%포인트 하락했다.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실물경제에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하반기 전망은 더 어둡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물론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미국이 예고한 2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가 실제로 이뤄지면 성장률이 0.3%포인트가량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무역전쟁에 대응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강조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옥죄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협상을 추진할지, 치킨게임을 벌일지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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