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방국가들이 중국산 제품을 공격하고 있지만 그들의 ‘마녀사냥’은 절대 중국산 제품을 깰 수 없다. 이미 유럽과 미국 대다수 소비자는 전 세계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산 제품에 강한 의존성이 생겼다. ‘중국산’은 ‘세계산’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 제품을 부정하는 것은 세계 유수기업의 상품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11년 전 중국 매체 중궈짜이셴(中國在線)은 중국 제조 제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반응과 다수 국가에서 불거진 ‘메이드 인 차이나’의 안전성 논란에 “중국 부상의 기세를 꺾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렇게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이 위험한 제품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중국산 안전 불량제품 수입을 금지하겠다며 압박했다.
같은 해인 2007년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주석에게 “미국으로 수출되는 불량 중국 상품과 식품 안전성 문제를 확인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양상이다. 미국이 중국의 수입제품에 고율관세를 물리며 공세를 취하자 중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기존 세계 질서의 패권자인 미국이 급속히 부상하는 신흥 강대국 중국의 기세를 꺾어 놓으려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최근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격화시키는 것은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선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데 따른 경계심 때문으로 풀이한다. NYT는 지난달 “미국이 중국을 심각한 ‘전략적 라이벌’로 규정한 후 양국 간 기존 경제 관계를 재구성 하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10년 전 미국은 중국산 제품의 ‘안전성’을 무기로 삼았다면, 이제는 ‘중국의 경제 침략’을 주장한다. 지난달 미국 백악관은 ‘중국의 경제 침략은 미국과 세계기술 그리고 지식재산에 어떻게 위협을 가할까'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중국이 불공정한 수단으로 미국의 지식재산권과 기술을 도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 경제에 큰 기여를 했다며 중국 부상을 견제한 미국의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12일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에 따르면 량밍(梁明) 중국 상무부연구원 대외무역연구소 부주임은 “중국의 발전은 미국과 세계 경제 안정을 위협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 경제를 성장하게 하고 세계 무역에 온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며 “2002년부터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중국의 공헌도는 연 평균 30%에 육박한다”고 반발했다.
다만 10년 전과 크게 다른 점은 미∙중 대결이 이제 종합적인 국면으로 변화했고 앞으로 세계 지배를 위한 G2의 '패권 전쟁'이라는 것이다. 무역전쟁의 규모도 수천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CNBC에 따르면 미국의 다국적 금융 서비스 기업 웰스파고의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현재보다 심화될 가능성을 10%로 보고 있지만 문제가 조기에 해결될 가능성도 10%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약 80%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번 미·중 치킨게임의 승자는 경제 규모가 크고 강력한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래학자로 주목 받고 있는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은 ‘앞으로 5년 미∙중 전쟁 시나리오’에서 “본격화되는 미·중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해 2023년께부터 미국의 황금기를 실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소장은 본인의 저서를 통해 “중국의 부동산 거품과 불안정한 금융시장 등 내부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2030년 이전에 중국이 미국 경제를 추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