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박성호 작가 "명문대에 들어가도 평생 행복할 수는 없다"

2018-07-1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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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은 현재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계신가요? 학창 시절에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밤늦게 까지 공부를 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오는 반복된 삶을 살아오지는 않으셨나요? 그리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는 사회에서 말하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기 위해 취업준비를 하고 막상 취업을 하고 나서는 힘든 직장생활 등으로 인해 진짜 나의 삶을 잃어버리지는 않으셨나요?

이번 인터뷰는 명문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나와 여행을 통해 나의 삶을 찾아 사회에서 말하는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는 대신 진짜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바나나 그 다음,>의 박성호 작가의 두 번째 인터뷰입니다.
 

[사진= 박성호 작가 제공 ]

Q. 많은 학생들이 과거의 박성호 씨처럼 대학을 바라보고 막상 대학에 가면 공허함을 느끼고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학생들에게 어떠한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정말 다들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 미루는 버릇이 있어요. 지금은 그냥 기계처럼 살고, 나중에 안정되거나 어떤 경지에 올랐을 때 그때 이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자는 식으로 사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그게 학생들이나 우리의 잘못은 아니라고 봐요. 우리가 기본적으로 그런 교육을 받잖아요. 내가 어떤 길을 가야할지 무엇을 좋아하는 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게 너무 어렵잖아요.

그래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죠. 저 역시도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는 제 진로나 적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중·고등학교 때부터 내가 어떤 길이 맞는지 고민을 해야 되는데 그게 너무 어려운 현실이죠.

Q. ‘카이스트’라는 명문대를 들어가셨는데 들어가서는 행복하셨나요?

A, 처음에는 그랬죠. 처음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좋은 대학가는 것이 학교 다니는 10년 동안의 거의 숙원이었으니까. 그래서 카이스트 갔을 때 처음에는 엄청 좋았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보통 ‘뭔가를 얻는 것’ 아니면 ‘뭔가를 성취하는 것’을 행복이라고 하잖아요. 내가 원하는 차를 사는 것, 원하는 대학을 가는 것. 그런데 그거는 길게 이어지기가 너무 힘들어요. 명문대 입학을 경우로 본다면 명문대 학생이 아닐 때 그리고 명문대 학생이 됐을 때 그 사이 잠시 동안의 기간만 행복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내가 카이스트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몇 개월간은 행복할 수 있지만, 결국에 나중에는 그 카이스트 학생이 된 게 익숙해지다 보면 그것만으로 행복해지기는 또 어렵거든요. 그래서 명문대가거나 뭔가가 되는 것, 뭔가를 얻는 것만 가지고는 행복해지기 어려운 것 같아요.
 

[사진= 박성호 작가 제공 ]


Q. 전공이 디자인인데 여행작가와 디자인과 어떠한 관련이 있나요?

A. 디자인하면 보통 사람들은 ‘예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많이 생각하잖아요. 사실 디자인은 ‘디자그나베’ 라는 라틴어에서 나왔는데 이게 무슨 뜻이냐면 ‘이룩하다’, ‘성취하다’라는 뜻이에요. 디자인이라고 하는 게, 무언가를 단순히 바꾸고 예쁘게 하는 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떠한 불편함이나 어떠한 욕구가 있는지를 분석하고 그거에 맞는 대안을 창의적으로 제시해주는 게 디자인이란 말이에요.

제가 대학을 다니며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배웠던 것은, 뭔가를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을 분석하고 내가 창의적으로 어떤 대안을 주는 거란 말이에요. 근데 저는 여행 작가가 하는 일도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여행 작가의 제일 큰 일이 뭐냐면 대리만족이거든요. 사람들이 쉽게 여행을 잘 떠나지 못하기 때문에 여행 작가들이 대신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고 한 것을 가지고 그 욕구를 대신 채워주는 일이란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디자인이나 작가가, 하는 일이나 큰 틀에서 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제가 여행 작가를 하게 된 것은 제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좋아하는 것만 가지고 진로를 정하는 것은 좀 어려울 수 있다고 봐요. 좋아하는 거랑 잘할 수 있는 일은 다르잖아요. 그래서 좋아하는 거랑 잘할 수 있는 것 두 가지를 모두 비교한 뒤에 자기 진로를 선택해야 되는데, 저는 여행을 좋아하면서도 제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게 여행 작가가 하는 일이 디자인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내가 디자인에서 열심히 했던 것만큼 열심히 하면 여행 작가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는 여행 작가를 선택한 거죠.
 

[사진= 박성호 작가 제공 ]


Q. 앞으로 박성호 작가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시나요?

A. 그때그때 잘할 수 있는 거나 원하는 것을 찾아서 하고 싶어요. 제가 여행 작가로 살고 있는데 제 스스로 ‘내가 여행 작가다’라고 정의 내리지 않고 싶어해요. 예를 들어 김호이 학생의 지금 직업이 인터뷰어잖아요.

그런데 스스로 ‘나는 인터뷰어다’ 이렇게 정의 해버리면, 기존에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터뷰어가 하는 일에 대한 경계 안에서 벗어나지가 힘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무엇을 꿈꾸더라도, 그 꿈이 인터뷰어를 벗어나는 창의적인 꿈이기보다는, 보통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터뷰어가 할 수 있는 일만을 꿈꾼다는 말이죠. 저도 역시 여행 작가이기는 하지만 내 스스로 여행 작가라는 틀을 만드는 게 아니라 여행 작가이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려고 해요. 우리가 꼭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내 스스로를 제한시킬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여행 작가도 하면서 뭔가 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찾아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남들과 같은 길을 가며 힘들어하는 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A, 사람이 항상 두 가지 마음이 있어요. 하나는 남들과 달라지고 싶어해요. 돋보이고 싶어 하는 건데, 예를 들어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면 내 스스로가 되게 어떤 큰 기계 속의 자그마한 부품이 된 것처럼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되게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데, 다른 마음으로는 남들과 같아지고 싶어해요.

그러다가 막상 학교에서 자퇴를 하거나 그러면 ‘아 남들처럼 학교에 있으면 마음이라도 편할텐데’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게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사람은 항상 그 사이에서 갈등을 해요. 남들과 같은 길을 가고 싶지 않아하고, 남들과 같은 길을 가고 싶어하고. 그래서 중요한 게 뭐냐면 그 두 개에 너무 흔들리면 오히려 방황을 하기가 쉽다는 거죠. 이런 것의 원인은, 남들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그래요. 남들과 같은 길을 가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걸 기준으로 삼을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내가 무엇을 잘 하는지를 바탕으로 ‘가고 싶은 길’을 정해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항상 진로를 설정할 때, 남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나를 기준으로 함으로써 진로를 좀 많이 고민을 했으면 좋겠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


여러분 혹시 이번 인터뷰 어떠셨나요?
인터뷰를 하며 많은 생각이 들며 “진짜 나의 삶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인터뷰가 여러분의 진짜 삶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며 진짜 여러분만의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합니다!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 김호이
기사작성 및 수정 : 김호이/ 김해온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김호이의-사람들-157157401429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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