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리센룽 총리와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회담하고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과 한·아세안 협력 방안,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싱가포르 양국은 1975년 수교 이후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고 해서 선진국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경제, 역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동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리 총리는 "저희가 한반도의 주변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께서 한반도 번영과 평화,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성공하길 빌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문 대통령께서 특별히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과 아세안 및 싱가포르 관계가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더욱 획기적으로 격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리 총리는 신남방정책 기조 하에 향후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교육에 강점을 가진 양국이 아세안 국민의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함으로써 한·아세안 간 사람 중심의 미래공동체를 함께 구현해 가기로 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그간 양국이 추진해온 상생번영의 경제협력을 평가하면서 앞으로 싱가포르의 교통·인프라·에너지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싱가포르는 중동을 제외한 한국의 제1위 해외 건설시장이자 아세안 내 우리나라의 제2위 교역국이다.
두 정상은 우수한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보유한 양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스마트제조 등 첨단산업, 핀테크, 바이오·의료 등 신산업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을 증진해 가는 한편 스마트 그리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와 중소기업·스타트업 분야에서도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싱가포르가 아세안 의장국으로 중점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함께 협력하는 등 한·아세안 간 상생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어 두 정상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에서의 긍정적인 상황 변화에 대해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역사적인 6·12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여정에 공헌한 것을 평가하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리 총리는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끌어낸 한국 정부의 주도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런 상황 변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회담이 끝난 뒤 두 정상은 양국 간의 4차 산업혁명 기술협력·환경협력·중소기업 혁신 및 스타트업 협력 등 3건의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임석했다.
청와대는 "이날 회담은 싱가포르의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리 총리와 양 국민 간 우호·협력 증진, 상생번영의 경제협력, 한반도 문제 등 역내 평화·안보 증진 등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올해 아세안 의장국 싱가포르와 한·아세안 협력 증진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함으로써 신남방정책의 이행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