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의 리츠 투자가 허용되고 리츠의 상장 절차가 간소화된다.
12일 국토교통부는 개인의 부동산 간접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9월 이같은 내용의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에는 리츠를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 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리츠는 불특정 다수의 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운영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간접 투자기구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주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존 부동산 투자자들이 아파트나 상가 등 건물을 직접 사들여 이익을 얻었다면 리츠를 통해 적은 투자 금액으로 배당금을 받는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리츠는 2002년 ‘부동산투자회사법’ 제정을 통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난달까지 운용규모 36조9000억원, 인가 리츠 198개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상장 리츠는 △에이리츠 △케이탑리츠 △트러스7호 △모두투어리츠 △이리츠코크렙 등 5개다.
또 리츠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자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을 통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NICE)신용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와 협의해 올 하반기 신용평가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리츠의 신용등급을 보고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르면 10월에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의 리츠 투자도 허용된다. 현재 퇴직연금은 부동산 펀드 투자는 가능하지만 리츠 투자는 금지돼 있다.
개인 투자자가 금융 창구를 통해 리츠에 투자할 수 있도록 50인 이상으로부터 자금을 모은 재간접 펀드나 특정금전신탁이 리츠의 지분의 30% 이상 투자할 경우 공모 의무도 면제해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주식 상담 창구를 찾아야 했던 투자자들은 은행을 통해 리츠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르면 내달 행정예고에 들어간다.
이 밖에도 국토부는 오는 11월 부동산투자금융포럼을 창립해 ‘커피 한 잔 값으로 빌딩 투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리츠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선 리츠협회장은 “상장 초기 이리츠코크렙 주식을 취득가 이하로 처분한 것은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사서 1~2주 후 손해보고 되파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리츠코크렙 주식의 상장 이후 대량의 매물은 리츠를 일반 기업으로 오인해 상장 초기 시세차익을 기대했다가 이에 미치지 못하자 나온 손절매 내지는 실망매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사흘 동안 일반 청약을 진행한 이리츠코크렙은 632만8588주 모집에 284만100주 신청이 들어와 청약 경쟁률이 0.45대 1에 그쳤다.
이에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공모에 들어가는 신한알파리츠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신한알파리츠는 경기 판교역 인근 ‘알파돔Ⅳ’ 빌딩과 서울 용산구 ‘더프라임타워’에 투자해 임대수익을 배당한다. 신한리츠운용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매각 차익을 제외하고 순수한 임대 수익을 통해 배당수익률 7%를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블루홀’과 네이버 등과 임차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40여개의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홈플러스 리츠’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