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해법에 대한 미 행정부 내 갈등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이하 현지시간) 정례브리핑을 통해 "일부 인사가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한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1년 비핵화 시한’을 제시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입장과 달리, 폼페이오 장관은 6~7일 북한 방문에서 비핵화 시간표로 북한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1년 내에 북한의 핵 및 생화학 무기, 미사일 등을 해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안했다"며 "북한이 비핵화 일정과 관련해 전략적 결단을 내리고 미국 측에 협조한다면 매우 빨리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입장이 나온 지 이틀 만에 국무부가 상반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이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고위급 후속 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갈등이 불거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그 동안에도 대북 접근법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을 보여왔다. 볼턴 보좌관이 강경파인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태도에 따라 탄력적인 대화와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주장한 탓이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이번 후속 회담에서 북한을 압박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고 폭스뉴스 등은 전했다. 비핵화 시간표는 없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입장이 곧바로 나오면서 미국 정부가 대북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이후 첫 고위급 후속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협상의 초점이 '비핵화 시간표'로 물타기되면서 양측 사이의 갈등이 적지 않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어떤 협상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시간으로 압박하기보다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ABC 등 외신은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핵시설을 확장하는 등 비핵화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부정적 보도가 다수 나온 만큼 이번 협상의 성공 여부가 폼페이오 장관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고 대화는 잘 돼가고 있다"며 "지난 8개월간 어떤 핵실험도 없었는데 오직 야당만이 불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 관련한 부정적인 여론 속에서도 북한에 대한 신뢰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