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정당 간 ‘이합집산’에 개헌이 ‘연결고리’가 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권은 일제히 올해 개헌안 통과를 강조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일 “개헌 성사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개헌 논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개헌 논의가 이뤄지면 국가권력 구조 개편과 함께 선거구제 개편, 권력기관 혁신은 필연적으로 맞물릴 수밖에 없다”면서 “(개헌 성사를 위해) 선거구제 개편은 저희는 기존 입장에 절대 매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오는 9월께 분권형 대통령제를 뼈대로 한 개헌안 발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취임일성으로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 문제를 야당이 공조해 올해 안에 꼭 풀어내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적극적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8.97%의 정당득표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한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관심이 많다.
대통령 개헌안은 지방선거 전인 지난 5월 24일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야당 의원 전원이 불참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민주당은 이제 와서 다시 개헌 논의를 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충분한 논의를 거쳤고, 본회의 표결까지 불참하면서 지방선거와 개헌투표를 반대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개헌 논의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압승으로 차기 총선 전망이 밝아지면서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반대로 아쉬운 쪽은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이 됐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당시 서울에서 각각 25.2%의 정당득표율을 얻고도 서울시의회 110석 중 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지역구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 측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라는 점에서 야당의 요청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는 민주당이 130석, 한국당 114석, 바른미래당 30석, 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무소속 4석으로 나눠져 있다.
민주당이 원내 1당을 유지하고 있으나 전체 의석의 3분의2에 미치지 못해 단독 입법은 불가능한 상태다.
한국당이 ‘개헌야권연대’를 들고 나온 것은 민주당, 평화당, 정의당 등 범진보진영의 ‘개혁입법연대’ 구축 움직임에 대항하는 성격이 강하다.
개혁야권연대에 바른미래당까지 가세할 경우, 신속처리 법안을 상정할 수 있는 재적의원 5분의3(180석) 이상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결과로 전세가 역전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민주당도 야권의 개헌 논의 요구가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국면전환용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응해줄 리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