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6.28포인트(0.93%) 하락한 2786.9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최근 4거래일 연속 내림세로 올해 들어서만 16%가량 빠졌다.
상하이지수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 상승기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초에는 3500선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전환하며 21개월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고 말한다. 미국은 무역분쟁 협상 1차 데드라인인 오는 7월 6일부터 340억달러 규모,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2년 뒤에는 재임 여부를 결정할 대통령 선거도 열린다.
홍록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까지 지지층 결집을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며 "중간선거 이후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임기 동안 지속적으로 관세 부과 이슈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중국의 5월 경제지표가 부진했던 점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대외 불안감이 증폭되자 소비와 투자, 생산 모두 악화된 모양새다.
중국 정부는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최근에는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이런 조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공급이 실물지표의 반등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무역분쟁과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정책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유동성 효과를 상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증시 물량부담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증시 부양에만 집중했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라는 견해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시점에서는 당연히 물량부담이 존재한다"며 "중국 정부가 폭락장에서 기업공개(IPO)를 일시중단하고 샤오미의 중국예탁증서(CDR) 발행을 잠정 연기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