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부터 영업을 종료한 롯데호텔서울 이탈리안 레스토랑 ‘페닌슐라’ 내부 [사진=롯데호텔 홈페이지]
롯데호텔이 39년간 운영해온 이탈리안 레스토랑 ‘페닌슐라’의 문을 닫았다.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은 수익성 악화로 지난 25일부터 페닌슐라를 영업 종료했다고 밝혔다. 부산과 울산, 제주 롯데호텔에도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이 있지만 이번에 문을 닫은 것은 서울점 한곳이다.
페닌슐라는 1979년 롯데호텔서울 개장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큰 커피숍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맞선 명소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스타벅스’ ‘할리스’ 등 국내에서 커피 프랜차이즈가 활성화 되고 호텔커피숍으로 유입객이 줄어들면서 2004년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업태를 바꿨다.
그러다 롯데호텔서울이 개장 30년 만인 2010년 외관 공사를 하면서 페닌슐라는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롯데호텔이 운영 중인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인 ‘피에르 가니에르’와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 등에 비해 방문객이 적고 수익률이 낮아 호텔 내부에서 철수론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신격호(96)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최종 결정으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신동빈(63) 회장도 “국내를 대표할 만한 5성급 호텔로 만들라”는 특명을 내리고, 외식부문 강화를 주문하면서 페닌슐라는 회생의 기회를 얻었다.
이후 메뉴 개발 등 절치부심 끝에 2013년 이탈리아국립관광원과 이탈리아상공인협회가 주관하는 ‘오스피탈리타 이탈리아나’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세계의 이태리 레스토랑을 선별해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자격을 부여하는 인증 제도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롯데호텔서울이 본관 재개장 공사에 착수하면서, 페닌슐라는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페닌슐라가 있던 자리에 새로운 레스토랑을 만들지, 다른 용도로 사용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여타 지역의 페닌슐라 운영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