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고 물품 거래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소비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중고거래 전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안전 거래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다. 플랫폼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IT 공룡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거액 투자에 이어 지난해 말 징둥(京東)이 정식 론칭한 중고거래 전문 앱 파이파이얼쇼우(拍拍二手)가 올해부터 크게 활약하며 ‘3강 구도’가 형성됐다.
◆ 시스템 안정화, 중고거래 편견 줄어들어 ‘새로운 소비 패턴’
이 같은 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에는 소비의식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새 물건이 아니어도 기능에 큰 문제가 없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겠다는 합리적인 인식 변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대표 생활포털 사이트 다중뎬핑(大眾點評)은 지난 21일 “중고거래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편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중고 거래가 중국의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고거래 앱의 시스템 안정화도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기존 C2C(소비자와 소비자 간 거래) 방식에서 불거진 사기피해, 허위매물, 낮은 품질 등의 문제점을 C2B2C(소비자와 기업,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모델을 도입해 해결했다.
다중뎬핑은 “최근 다수의 중고거래 플랫폼이 물품 판매를 희망하는 자의 제품을 받아 정확하게 평가한 후 합당한 가격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모두 납득할 만한 품질과 가격으로 중고거래의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 중고거래 플랫폼 경쟁 심화… 셴위∙좐좐∙파이파이얼쇼우 ‘3강구도’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중고물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알리바바가 2014년 중고거래 앱 셴위(閑魚)를 내놓으며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텐센트가 중국 온라인 생활정보 제공업체인 58퉁청(同城)의 동종앱 좐좐(轉轉)에 2억 달러(약 2230억원)를 투자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말 론칭한 징둥의 파이파이얼쇼우도 급속도로 세력을 키우며 중고거래 플랫폼의 3강 구도를 이뤘다.
셴위는 중국 중고거래 시장의 개척자로 불리며 가장 먼저 등장한 모바일 플랫폼이다. 생활용품부터 전자기기, 부동산과 자동차까지 다양한 거래를 지원한다. 거래는 알리페이를 통해 이뤄지며 거래 당사자의 신용평가는 알리바바의 신용평가 자회사인 즈마신용(芝麻信用)의 데이터로 평가해 신뢰도를 높였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의 고객과 판매제품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여 빠르게 발전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이관(易觀)에 따르면 출범 초기 100만명 수준이었던 가입자수는 지난해 말 기준 2억명을 돌파했다.
좐좐은 58퉁청이 2015년 말 내놓은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셴위보다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깐깐한 품질검사와 거래 보증 시스템을 바탕으로 중고거래 시장에서 놀라운 위력으로 셴위를 뒤쫓았다.
게다가 지난해 6월 텐센트의 투자 유치로 풍부한 자금과 함께 중국 국민 메신저인 위챗의 방대한 가입자 자원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해 중국 매체 인터넷주간(互聯網軸杆)과 이넷연구원(eNet研究院)이 발표한 ‘가치 있는 중국 중고거래 플랫폼’ 2위에 꼽히기도 했다.
파이파이얼쇼우는 징둥이 거듭된 실패에도 오랜 기간 준비를 거쳐 출범시킨 플랫폼인 만큼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다중뎬핑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고거래 앱 3'에 셴위와 좐좐·파이파이얼쇼우를 선정하기도 했다. 징둥은 앞서 2015년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징둥파이파이(京東拍拍)를 정리한 후 중고거래 플랫폼 개발에 힘써온 바 있다.
중국 중고거래 업계 관계자들은 "중산층이 늘어나며 축적된 소비량에 따라 유휴물품 처리 수요가 증가해 중고거래 시장은 향후 최대 10년간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