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유럽 정상들은 난민문제 논의를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최근 난민문제가 또다시 EU의 핵심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오는 28~29일로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도 해법을 마련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AF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EU 28개 회원국 중 16개국 정상들은 24일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EU로 몰려오는 이민자와 난민의 수용 문제를 논의했다. 난민수용에 부정적인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4개국은 이번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럽 난민위기의 최전방에 있는 이탈리아는 난민이 EU 역내로 들어오면 제일 처음 도착한 나라에 망명을 신청해야 한다고 명시한 더블린 규정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EU의 난민정책을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에 도착한 사람은 유럽에 도착한 것이다. 우리는 책임과 연대를 재확인해야 한다”면서 EU의 공동책임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들이 처음 도착하는 국가들에게 이 문제를 떠넘길 수 없다“면서도 난민들이 EU 내에서 망명 신청국을 마음껏 선택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메르켈 총리는 28~29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난민문제를 해결할 획기적 해법이 도출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대감을 낮추는 한편 독일은 난민수용에 부정적인 국가들과 양자 혹은 삼자 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긴급회의는 최근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선의 정박을 두고 유럽 국가들 간의 갈등이 첨예해진 상황에서 열린 것이다. 지금도 유럽을 향하던 수백명을 태운 난민선은 이탈리아와 몰타 등 유럽 국가들의 입항 거부로 지중해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가디언 등 외신들은 전했다. 국제구호단체들은 난민 선박의 구조가 시급한데도 유럽 정부들이 정치적 논리를 내세워 난민선의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