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양국은) 한반도와 유라시아가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리도록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선 "따뜻하게 환대해 준 푸틴 대통령님과 러시아 국민께 각별히 감사드린다. 지난해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참가에 이어 양국 간 정례적 정상회담이 실현돼 매우 기쁘다"며 "모스크바에 오니 한러 협력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푸틴 대통령님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러 3각 협력사업에 대비해 한러 양국이 우선할 수 있는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기로 했다"며 "철도, 전력망, 가스관 연결에 대한 공동연구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우리나라가 국제철도협력기구에 정회원으로 가입함으로써 미래 철도 협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큰 힘을 보태 준 러시아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양국의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양국은 유라시아와 극동 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간 협력방안에 대해 세 가지로 나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첫째, 기술협력과 혁신을 통해 양국이 함께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며 "한국에 한러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모스크바의 한러과학기술협력센터도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벤처 기업 지원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러시아 최대 혁신산업박람회인 '이노프롬'에 한국이 파트너국으로 참여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 신산업 분야의 협력도 긴밀해질 것"이라며 "서비스·투자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절차에 착수한 것도 기쁘게 생각한다. 청년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둘째로, 지난해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9개 다리' 전략을 제안한 바 있고, 오늘도 두 정상은 철도, 전력, 가스, 조선, 항만 등 9개 분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9개 다리 행동계획'이 조속한 시일 내에 채택돼 협력이 가속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도시 간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해, 한국의 17개 광역지자체와 러시아 극동지역 지방정부가 참여하게 된다. 풍성한 실질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셋째로 의료·보건 분야 협력을 확대해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모스크바 스콜코보에 한국형 종합병원이 개원한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의료협력도 곧 시작될 것"이라며 "시베리아 횡단철도 객차 안에 설치된 모바일 진단기를 통해 원격으로 환자를 진료하게 될 것이다. 양국 지혜가 결합한 보건·의료 협력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한다. 세계인이 하나 되는 역사적 월드컵이 되길 기원한다"며 "스빠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러시아어)"라는 말로 발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