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끝났다"…올여름 구제금융 '졸업'

2018-06-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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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그룹, 그리스 '홀로서기' 방안 합의…채무 상환 10년 연장 등

GDP 1.8배 부채 우려…국채시장 복귀 성공 여부 등 "두고 봐야"

21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멤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그리스 위기는 오늘 밤 이곳에서 끝났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연합(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21일(현지시간) 밤 룩셈부르크에서 "이례적인 순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 진원지인 그리스의 '구제금융 졸업'을 선언한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그리스를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졸업시키기 위한 세부안에 합의했다. FT는 '역사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는 밤까지 6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리스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한창이던 2010년 유로존 재정위기의 시작을 알린 장본인이다. 그리스 위기는 곧 아일랜드, 포르투갈, 키프로스 등지로 번졌다. 유로존 4위 경제국인 스페인은 물론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에서도 위기설이 불거졌다. 재정취약국에는 '제2의 그리스', '제3위 그리스'라는 식의 꼬리표가 붙었다. 유럽에서 근래에 가장 혹독한 경기침체를 겪은 그리스는 곧 위기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리스는 2010년 이후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세 차례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가 지난 8년간 지원받은 자금이 2750억 유로(약 354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격론 끝에 3차 구제금융을 끝으로 그리스의 자력 재건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5년 8월 합의한 3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오는 8월 20일에 끝난다. 그리스엔 구제금융 프로그램 졸업을 의미한다.

유로그룹은 이를 위해 그리스에 채무 960억 유로의 상환기간을 10년 연장해주기로 했다. 가장 빠른 상환시기가 2023년에서 2033년으로 미뤄졌다. 상환기간이 연장된 채무는 그리스가 향후 수십년에 걸쳐 유로존에 갚아야 할 전체 채무의 40%에 이른다.

유로그룹은 150억 유로 규모의 자금도 더 빌려주기로 했다. 이 덕분에 그리스 정부의 현금 보유액이 241억 유로로 늘게 됐다. FT는 적어도 22개월 동안은 시장에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홀로서기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많다. 지난해 말 그리스의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장에는 여전히 '그리스=위기'라는 등식이 뿌리박혀 있다.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졸업한 그리스는 필요한 자금을 채권시장에서 국채를 발행해 조달해야 하는데 투자자들이 호응할지 미지수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머잖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로 시장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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