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미래학자 홍성국 “북한은 새 내수시장=환상”

2018-06-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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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정보통신망 구축돼도 고가인 삼성폰 시장 형성 무리

김정은 경제개발 속도 위해 첨단산업에 무게 둘 가능성 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 사진=혜안리서치 제공]


"북한을 새로운 내수시장으로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다.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경협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다."

증권가에서 '미래학자'로 불리는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18일 이렇게 지적했다. 오랫동안 리서치센터장으로도 일했던 그는 얼마 전 서울 광화문에 혜안리서치를 열었다.
그는 요즘 뜨고 있는 남북경협주에 대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지적했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건설주 같은 인프라 종목이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꼽히고 있지만, 되레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첨단산업군에서 수혜주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곧장 우리 내수시장으로 편입되기도 어렵다.

홍성국 대표는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정보통신망을 북한에 구축하더라도 현지 주민은 고가인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중국 화웨이나 샤오미가 저가공세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접근 방식을 180도 바꿔야 한다"며 "스마트폰을 팔기보다는 북한 주민이 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4차 산업혁명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국 대표는 "북한은 뒤처진 경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통적인 산업군보다는 첨단산업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후발주자 이점'이라는 말도 나온다. 선진국에서 검증된 성공 사례만 골라 북한 같은 저개발 국가에 적용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한발 앞선 신흥국보다 빠르게 늘릴 것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 수교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다면 1인당 GDP 증가율에서 중국이나 베트남을 앞설 수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남북경협 테마주'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투기를 부추겼다.

홍성국 대표는 "정작 중요한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라며 "우리나라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가치가 재평가를 통해 적정가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미·중 갈등을 비롯해 남북 관계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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