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폭탄에 중국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섰다. 중국 관영언론도 미국의 일방적 행보에 반발하고 미국 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쳤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사는 다수 국가의 전문가들이 미국이 다시 중국에 대한 무역 공격을 재개한 것은 변덕스럽고 신용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제정치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각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유럽연합(EU), 중국과 미국이 경제적으로 상호의존도가 높은만큼 이번 결정이 무역 비용을 높이고 관련국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무원 직속통신사인 중국신문사도 17일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이 무역체제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논평을 통해 "트럼프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세계 1~2대 경제체 간에 무역 전쟁이 임박했다는 신호"라며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전쟁터를 빠르게 확대하며 새로운 전쟁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IMF는 "미국의 관세 조치는 세계 무역체제를 훼손하고 무역 상대국의 '도미노 보복조치'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이는 불확실성을 키워 국내외 투자를 억제하고 세계와 역내 공급사슬까지 끊어 관련국과 미국 글로벌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중앙(CCTV)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주목했다. 미국 언론이 트럼프의 관세가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라는 목소리를 냈다고 17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관세가 미·중 경제·무역관계 파괴한다'라는 제하의 문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관세 공격은 지금까지 트럼프가 내놓은 '미국 우선주의 '전략 중 가장 위험한 시도라고 일갈했다. 이 공격이 미국 기업인과 공화당 당원까지 불안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중국 정부는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며 대결을 선언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 관련 업계도 불안감을 보이며 미국 정부의 결정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중국망재경(中國網財經)에 따르면 토마스 도노휴 미국 상공회의소 사장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상공회의소는 관세로 미·중 간 무역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이 미국 소비자, 제조업체, 농민과 목장주 등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매슈 샤이 전미소매업협회 대표도 "우리는 미국 정부가 방향을 바꾸길 호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미소매업협회는 지난달 초 트럼프 정부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와 중국의 보복조치로 인해 미국에서 매년 13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신화사는 17일 '시대를 역행하는 미국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미국이 또 중국을 대상으로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며 "미국은 변덕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신문은 "무역전쟁을 일으킨 국가들은 고통을 겪기 전까지 비이성적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강력한 공격에 나설 것이며 규모별 공격 준비를 모두 끝냈다"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미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예정대로 25%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내달 6일부터 일단 340억 달러 규모, 818개 제품에 관세 부과한다. 중국은 크게 반발하며 바로 보복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16일 미국과 같이 내달 6일부터 340억 달러 규모, 659개 미국산 수입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