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체크] 김상조 재벌개혁 압박...이재용 삼성SDS 지분팔까?

삼성SDS 소액주주가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갑질을 중지시켜달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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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시스템 통합(SI) 업체 삼성SDS의 최대 주주로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현황이다. 재계에서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칼끝이 삼성을 향하면서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삼성SDS는 이건희 회장(지분율 0.01%)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9.20%), 이부진 사장(3.90%), 이서현 사장(3.90%) 등 총수 일가가 지분을 총 17.01%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의 주식 가치는 1조6261억원으로, 총수 일가 전체로 보면 약 3조원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기업 총수 일가가 보유한 SI, 물류, 부동산 관리, 광고 등 비핵심 계열사나 비상장사 지분을 팔라고 주문을 했다. 특히 SI 업종의 경우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면서 대기업 스스로가 만약 이를 행하지 않을 경우 공정위 조사·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엄포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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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업종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로 자주 거론돼 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자산 10조원 이상 그룹 27곳의 내부 거래 결과 SI의 내부 거래 비중이 69.8%로 가장 높았으며, 부동산(56.1%)과 광고 대행 등 전문 서비스(37.6%), 물류(33.7%)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70%에 달한다.

공정거래법 상 자산 5조원 이상의 재벌 계열사는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넘는 상장 계열사나 20% 이상인 비상장 계열사와 200억원 또는 매출의 12% 이상의 내부거래를 할 수 없다. 삼성SDS에 대한 삼성 총수 일가의 지분이 17.1%라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는 걸리지 않지만, 내부 거래 측면에서는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높다.

앞서 김 위원장은 10대그룹 전문경영인과의 정책간담회에서도 삼성생명을 통해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현재 소유지배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삼성을 필두로 총수 일가의 관행적인 소유지배 구조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역설해 왔다. 이 같은 압박에 부담을 느낀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 매각 카드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의 8.23%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보험사 총 자산의 3%를 넘는 계열사 주식은 처분)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약 19조원에서 20조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삼성SDS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높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김 위원장의 대기업 지분 매각 요구가 특정 업종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SI 업종의 경우 계열사의 보안 문제와 정보 유출 때문에 외부 업체에 일감을 맡기기 힘들다는 점을 꼽는다. 김 위원장이 근거로 들은 선진국 기업과 우리나라 기업은 태생부터 정치적·경제적·산업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도 덧붙인다.

삼성SDS만 놓고 봐도 삼성그룹 SI 업무 전담을 위해 각 그룹에 있던 전산 인력을 합쳐서 만들어진 회사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 전체의 시스템 운영과 시스템 통합을 맡길 만한 외주 기업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정부가 기업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SDS 소액주주들의 "김 위원장의 갑질을 중지시켜달라"는 비판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에서 보안은 핵심으로 업종 특성상 계열사에 일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SI 계열사 주식을 매각해서 지분율을 낮추라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논리를 무시하는 과도한 정부의 시장개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