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중단" 트럼프 발언 해석 나선 국제사회

2018-06-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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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싱가포르 기자회견 이어 인터뷰에서도 훈련 중단 밝혀

美언론 "북한에 중대한 양보...한미동맹 영향력 우려"

중국과 북한은 환영..."오랜 중단 요구를 미국이 수용한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훈련 중단 요구를 수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중국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북한 매체들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보도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당면 조치로 군사행동 중단 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를 표시"하며 북미간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한미군사연습을 중단할 의향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 트럼프, 훈련 중단 방침 재확인..."북한에 양보" 비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의를 갖고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는 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 직후 열린 단독 기자회견에 이어 한미훈련 중단 방침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워 게임(war game)'으로 지칭한 뒤 "북한과 매우 포괄적이고 완전한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워 게임은 부적절하며 매우 도발적인 상황이기도 하다"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돈을 절약할 수 있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란과 관련, 백악관이 한미 간 통상적 훈련은 계속하되 대규모 연합훈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12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백악관의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해명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미국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에 비난해온 북한의 의중을 반영, 큰 양보를 했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북한은 한미훈련이 일종의 '도발'이라며 이의를 제기해왔다. 지난 5월에는 연례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미연합훈련은 대북 방어를 위한 한미동맹의 핵심"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프로그램 폐기 약속을 이행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도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워 게임 중단은 김 위원장에게 엄청난 정치적 혜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은 북한의 중단 요구를 거부하면서 한국 방어에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며 이번 방침은 김 위원장에게 환영 받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 일본은 우려 vs 중국·북한은 환영...엇갈린 반응  

일본, 중국 등 국제사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태다.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한미훈련과 주한미군은 동아시아 안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중단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대북 압력 정책의 일환으로, 오는 2023년까지 지상배치형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일본 외무 부(副)대신도 "훈련 중단으로 군사적 압력이 없어지면 향후 북·미 정상이 후속 회담을 진행하더라도 경제적 압력만 남아 있는 협상이 될 것"이라며 "그간 미국이 주장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실현이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환영하고 나섰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입장을 수용해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러시아도 중국의 제안을 한반도 문제 해법으로 지지했다. 

중국 환구시보 등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훈련 중단 방침은 북한이 도발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북한과 중국의 오랜 요구에 양보한 것"이라며 "이는 북한과 중국이 거둔 전략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북·미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대서특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의향을 표명했다"며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현시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의미나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북미 간 한반도 비핵화 및 관계 구축을 위한 진지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기간에는 이런 대화를 더욱 원활히 진전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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