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여풍당당]④ 권미희 BNK부산은행 부행장

[사진= BNK부산은행 제공]

BNK부산은행 첫 여성 1급 지점장이자 본부장, 그리고 지방은행 최초의 여성 임원. 

타이틀이 화려하다.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처럼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을 해냈다. 남다른 이력을 가진 만큼 승부욕이 강할 것 같지만 되레 소탈하고 친근하다. 마치 동네 지인처럼 말이다.

권미희 BNK부산은행 부행장은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여직원들에게 '여성은 남성보다 특별히 잘해야 한다'라고 얘기한다"며 "우리 사회가 아직은 그렇기 때문에 남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행장은 "과거에 남성 직원들은 보통 정도만 해도 과장으로 승진이 됐지만 여성은 아니었다"며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과장 승진은 5대 5 비율로 되지만 여전히 부지점장·지점장으로 올라가는 건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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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행장은 입행 후 행원에서부터 올라왔다. 그래서 후배들이 무엇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지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그녀의 리더십은 '감싸안기'에 가깝다. 직원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고충을 이해해준다. 그리고 그들이 실적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결코 비난하지 않았다. 대신 권 부행장이 더 열심히 뛰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그런 점이 그를 여기까지 올라오게 만들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과거엔 지금보다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여직원이 잘하면 '여자치고 좀 하네'라는 시각이 팽배했다. 소위 말하는 유리천장이었다. 그는 "여성들은 남성보다 섬세하고 친화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부단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킹맘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권 부행장은 "일과 육아 모두를 완벽하게 잘하긴 어렵기 때문에 둘 중 하나는 약간의 포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시어머니와 남편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행에 와서 아이들이나 집안일 생각을 하면 위에서 보기 싫어하고, 집에 와서도 은행 걱정하면 가족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일과 가정을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까지 앞을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면 최근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권 부행장은 "지점장이 됐을 땐 후배들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작은 목표에 집중했다"면서 "부행장까지 오르고 나니 여성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도록 모범을 보이고, 일정 부분 역할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권 부행장은 후배들에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직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하나라도 솔선수범 하면 옆에 사람이 편하고, 하나라도 더 베풀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또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공부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며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조직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