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위기설' 주식시장 영향은

2018-06-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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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무역분쟁에 유럽·신흥국 위기설까지

취약국에 대한 국내 금융사 노출액은 미미

[사진=연합/로이터]


세계 곳곳에서 위기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미국발 무역분쟁이 '피아' 구분 없이 번지고 있고, 신흥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래도 심각하게 보는 의견이 아직 많지는 않지만, 해외자산을 현금화하는 투자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해외자산에서 자금 이탈 뚜렷
11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729개)에서 8일까지 1개월 만에 빠져나간 돈은 3505억원에 달했다.

신흥국 관련 상품에서 이탈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신흥아시아주식형펀드(258개)에서만 930억원 이상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신흥국주식형펀드(62개)와 신흥유럽주식형펀드(17개)에서도 각각 335억원과 240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대로 국내주식형펀드(881개)는 3473억원을 끌어모았다.

해외채권형펀드도 비슷한 자금 흐름을 보여줬다. 한 달 동안 해외채권형펀드(146개)에서 6579억원이 순유출됐다. 연초부터 환매한 돈은 2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반면 국내채권형펀드(265개)에는 올해 들어 3조원 이상이 순유입됐다.

강영숙·이지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가 무역 갈등이나 정정 불안 같은 변수와 결합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설 관련국 '익스포저' 크지 않아

당국은 금융위기설에 휘말린 나라를 상대로 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3월 말 기준으로 취약 신흥국 4곳(아르헨티나·터키·브라질·인도네시아)에 대한 익스포저를 132억 달러로 집계했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에 투자한 전체 자산(2335억8000만 달러)에 비해 5.6%밖에 안 됐다.

역시 우려를 사고 있는 유럽 4개국(이탈리아·스페인·그리스·포르투갈)에 대한 익스포저도 23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전체 해외 익스포저와 비교하면 1%가량밖에 안 되는 돈이다.

해외에 투자한 전체 자산이 국내 금융사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7% 수준에 머물렀다. 문제가 되고 있는 8개국만 따지면 금융사 총자산 가운데 0.4%밖에 안 된다.

금감원은 "일부 국가가 금융위기에 빠지더라도 전 세계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감내할 수 있는 규모"라고 전했다.

◆우려 현실화할 경기침체 신호도 없어

경기가 본격적인 불황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신호도 아직 없다. 일부 국가에서 위기가 터지더라도 전 세계로 번지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위기에 앞서 경기 침체가 나타나게 마련이지만, 지금 그런 신호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불거졌던 긴축발작에 대한 우려도 잦아들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달러화 강세도 진정되고 있다"며 "신흥국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탈리아 정정 불안이 유로존 전체에 전이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한꺼번에 몰려 관망심리가 커질 수는 있지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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