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금융감독원]
시중은행 경영진들이 경영 안정과 주가부양 등을 이유로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월 13일부터 5월 17일까지 4차례에 걸쳐 KB금융 주식 4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단가는 5만8800원으로 주식 매입을 위해 2억3520만원을 사용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로는 가장 큰 액수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3월 9일 우리은행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총 세 차례에 걸쳐 총 1만5000주를 샀다. 평균단가는 1만4917원으로 총 2억2375만원을 썼다. 사들인 주식 숫자로는 가장 많다.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윤종규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3월 28일 신한지주 주식 2171주를 9715만2250원에 매입했고,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신한지주 주식 840주를 3795만7000원에 샀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4월 6일 하나금융지주 주식 1500주를 6259만8600원에 사들였다.
시중은행장들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책임경영에 대한 약속과 주가부양을 위해서다. 특히 최근 채용비리로 은행권이 대내외적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지주 회장 및 은행장들의 이같은 행보는 주주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양호한 실적과 더불어 채용비리 악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 효과도 빛을 보고 있다.
실제 손태승 우리은장이 마지막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4월 9일 우리은행 종가는 1만3800원이었으나 지난 6일 1만60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6.30% 뛰었다. 또 김정태 회장이 자사주를 사들인 4월 6일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4만2050원이었지만 지난 5일에는 4만4550원으로 5.94%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도 금융주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주가가 크게 낮아진 상태인 반면 2분기 실적도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은행주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