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최고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아현3구역을 재개발해 2014년 9월 준공한 신축 단지다. 51개동, 3885가구로 이뤄져 분양 초기 대규모 미분양이 나면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지만 지금은 마포의 집값을 끌어올리며 강북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로 자리잡았다. 입주할 당시만 해도 전용면적 59㎡가 5억원 정도였는데 현재 9억5000만~11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 부동산 규제로 전국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하고 강남 4구 집값도 8개월 만에 떨어졌지만 직주근접 대표지 마포구는 주택가격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6% 올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57개월 만에 처음 하락 전환해 전월보다 0.03%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행보다.
마포구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광화문·여의도·종로 등 중심업무지구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인기 주거지역으로 부상했다. 특히 '한강조망'이 가능한 용강동 단지들이 시세 상승을 이끌어 왔다. 대표 단지로는 래미안마포리버웰과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다.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59㎡ 소형단지가 올해 10억원을 넘겼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강조망이 가능한 전용 59㎡는 로열동으로 추후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당시 7억~8억원대에 공급된 전용 84㎡는 최근 12억3000만원~12억5000만원에 입주권이 나오면서 대략 4억원가량 시세차익이 나온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마포구는 물론 도심 쪽에 공급될 새 아파트가 얼마 남지 않으면서 시세가 강남 못지않게 치솟고 있다"면서 "입주시점까지 전용 84㎡가 15억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시장 분위기에 따라 조정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단지는 최근 청약 흥행을 거둔 '마포 프레스티지자이'다. 염리3구역을 재개발한 이 단지는 2014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조합원 입주권의 전매가 가능해지면서 평균 49.98대 1의 높은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59㎡와 84㎡에 각각 5억원, 6억원대의 웃돈이 붙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 사업 단지인 아현2구역과 내년 이주가 시작되는 공덕1구역도 세간의 관심을 모은다. 아현2구역은 현대산업개발과 S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전용 32~84㎡ 1419가구가 들어선다. 공덕1구역은 최고 20층 규모의 1101가구가 들어서며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두 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혜택 막차를 탔다. 특히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인해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책정된다면 시세차익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아파트 가격 상승은 주변 노후 아파트에도 영향을 끼쳤다.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가 밀집된 곳은 도화동이다. 도화동우성아파트와 도화현대1차 등 19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 전용 54㎡는 4억원 후반대에 시세가 책정됐다. 시세가 3년 전 대비 무려 1억5000만원가량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집값이 크게 하락하지 않고 큰 리스크가 없는 한 직주근접을 강점으로 하는 마포구 일부 지역은 가격이 꾸준하게 오르는 패턴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마포구가 신흥 중산층 단지로 떠오르고 있다"면서도 "올 하반기 보유세가 어떤 방향으로 개편될지가 부동산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