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를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으로 키운 하워드 슐츠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다. 회사를 인수한 지 30여 년 만이다.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오는 26일자로 하워드 슐츠 회장이 사임한다고 밝혔다.
힘들게 대학을 졸업한 뒤 제록스사에 입사해 3년간 세일즈 마케팅을 담당했고, 가정용품 생산업체인 해마플라스트에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그는 우연히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작은 커피전문점이었던 스타벅스를 접하고 고급 커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에 1982년 마케팅 담당 이사로 스타벅스에 합류하게 된다.
당시만 해도 스타벅스는 커피 원두를 주로 팔았다. 슐츠 회장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유럽식 커피 문화를 접하고 원두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피 음료도 판매하는 매장을 구상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경영진들이 이를 반대했고, 슐츠 회장은 1986년 직접 이탈리아 스타일의 에스프레소 바 '일지오날레'라는 커피전문점을 창업했다.
1987년 스타벅스가 매물로 나오면서 슐츠 회장은 투자자들을 모아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이후 지난 30여 년간 11개 점포를 77개국 2만8000여개로 확장하면서 스타벅스를 '커피 제국'으로 성장시켰다.
슐츠 회장의 경영 철학은 '인간 중심'이다. 기업의 핵심 가치를 사람에게 두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 것이다.
특히 '직원이 먼저'라는 철학으로 경영을 펼쳤다. 직원을 먼저 만족시켜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슐츠 회장은 자신의 저서인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에서 "리더가 직원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을 회사 이익을 갉아먹는 추가 비용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평범한 회사를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의 원천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철학에 따라 그는 파트타임 직원을 비롯해 모든 직원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주는 등 복지를 확대했다. 아울러 직원을 '종업원'이 아닌 '파트너'로 부르면서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와 함께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닌 공간과 문화, 경험을 판다'는 철학 아래 고객에 대한 투자로 아끼지 않았다. 음료를 주문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매장 공간을 제공하고,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쓰도록 하는 것 모두 이러한 경영 철학이 깔려 있다.
한편, 슐츠 회장이 사임 이후 오는 2020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