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원작과 다른 '여중생A', 원작팬들도 사로잡을까?

2018-06-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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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중생A' 김환희(왼쪽), 정다빈[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재 당시 네티즌들의 사랑과 응원을 한 몸에 받았던 여중생 소녀, ‘미래’가 실사화 돼 돌아온다. 많은 이들의 ‘인생 웹툰’으로 꼽히는 ‘여중생A’가 스크린을 통해 재탄생 된 것. 하지만 영화 ‘여중생A’는 상당 부분 원작과 궤를 달리한다. 이를 원작 훼손 또는 영화만의 독창성으로 해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4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여중생A’(감독 이경섭·제작 영화사 울림 네이버웹툰·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경섭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환희, 김준면, 정다빈, 유재상, 정다은, 이종혁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여중생A’는 취미는 게임, 특기는 글쓰기, 자존감 0%의 여중생 ‘미래’(김환희 분)가 처음으로 사귄 친구 ‘백합’(정다빈 분)과 ‘태양’(유재상 분)에게 받은 상처를 랜선친구 ‘재희’(김준면 분)와 함께 극복해 가는 이야기. 연재 당시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경섭 감독은 “웹툰 원작에서는 미래의 심리나 속마음을 내레이션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방식이 아니다. 영화에서 미래가 자신의 감정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래의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까에 대해 중점을 뒀다”며 원작과는 다른 영화의 결을 예고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영화 ‘여중생A’는 원작 웹툰과 군데군데 궤를 달리한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소심하고 내성적인 소녀 미래가 변화해가는 과정을 담은 원작과는 달리 12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영화적, 극적인 연출을 해야 했기 때문.

이 감독은 “원작을 120분으로 줄이면서 어떤 포인트를 가져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특히 재희 캐릭터는 여장한다거나, 희한한 패션을 즐기는 등 엉뚱한 면을 드러내는데 우리 영화는 그런 스토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스토리가 바뀌다 보니 (캐릭터 설정을) 바꿔야 했다. 가장 재희다운 방법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인형 탈과 프리허그를 떠올린 것이다. 이야기가 바뀌었지만 원작을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미래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낼 때는 판타지적 연출을 했고, 후반에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현실적으로 보여줬다. 미래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지극히 현실적인 한 소녀의 성장담으로 읽히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미래가 쓴 소설처럼 영화가 전체적으로 소설일 수도 있는 동화 같은 이야기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영화 ‘여중생A’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여중생A' 스틸컷 중, 원더링 월드[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원작 웹툰이 영화화를 결정하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웹 게임 ‘원더링 월드’의 표현법이었다. 미래가 위안을 얻고 안정을 찾는 가상세계로 극 중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부분이다. 이 감독은 이 ‘원더링 월드’라는 공간을 실사로 표현, 다소 조악하지만 귀여운 가상현실 속 게임 캐릭터들을 구현했다.

“게임 세계가 단순히 미래의 취미나 환상으로 그려지지 않길 바랐다. 대신 미래의 속마음을 표현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미래는 게임을 하는 동안은 행복하고 또 그에게는 친구가 필요하다. 반 친구들을 게임 캐릭터로 등장시키며 현실에서는 친구가 없지만 게임 속에서는 모두가 자신의 친구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미래의 무의식적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가상세계를 실사로 표현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원작에서 섬세하게 다뤄진 폭력적인 아버지와 힘없는 어머니 그리고 두 사람에게 상처받는 미래의 모습은 대폭 축소된다. 이 감독은 “가정환경에 대한 묘사가 적은 게 사실”이라며, “시나리오 단계에서 그 부분을 포함했다가 한계에 부딪쳐서 미래가 처한 환경을 보여주는 장치로만 사용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영화 ‘곡성’으로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배우 김환희는 이번 작품에서 평범한 여중생A, 미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환희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현실 반영이 잘 되어있다고 생각했다. 웹툰을 보면 ‘나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공감이 된다’는 댓글이 많았다. 그런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니 현실 반영을 많이 한 것 같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 공감도 되고 위로도 됐다”며, 자신 역시 ‘여중생A’임을 밝혔다.

사실 미래 캐릭터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로 영화적인 캐릭터는 아니었다. 표현법에서 어려움도 많았을 터.

이에 김환희는 “초반 대사가 많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복합적 감정을 표정이나 눈빛, 행동에서 드러내도록 노력했다. 감독님께서는 ‘표정이 많이 안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눈빛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표현법이나 원작 미래에 대해서도 깊게 연구하고 노력했다”고 거들었다.

영화 '여중생A' 재희 역의 수호[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원작과 가장 결을 달리하는 것은 재희 캐릭터다. 원작 속 재희는 미래와 마음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며 연인으로 발전하는 캐릭터지만 영화에서는 연애 감정이 아닌 우정으로 선을 긋는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 역시 원작과 다른 부분이다.

재희 역을 맡은 김준면은 “영화를 보며 유쾌 발랄하게 나왔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재희가 이유 없이 4차원적 행동을 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근본적 이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밝은 모습으로 장난을 치지만 내면적으로는 속앓이하는 친구라 외적, 내적 모습이 부딪치며 나오는 행동들에 중점을 뒀다. 120분 동안 복합적 감정들과 그로 인한 행동들을 연기하다 보니 재희가 가진 특이한 모습들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신이나 상황이 적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환희 역시 두 사람의 관계를 언급 “시간이 짧아서 각 인물을 묘사하기보다 미래 주변 사건에 관해 이야기한 것 같다. 원작 웹툰에는 재희와 미래의 로맨스가 그려지지만,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우정과 상처가 아물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여중생A’는 오는 20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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