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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식사는 언제나 완식이었습니다. 계속 건강하고 있네요. 멀리서 우리 병원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퇴원하는 강아지에게 손글씨로 써준 동물병원의 어색한 한글 축하 카드 한 장이 사람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올해 초, 일본 오사카의 한 동물병원에 입원했던 래브라도 리트리버 '콩이'.
큰 수술을 무사히 마쳤지만 회복이 늦어 예정보다 3주나 더 긴, 총 5주라는 시간을 낯선 병원에서 머물러야 했다.
퇴원 당일, 콩이를 데리러 간 주인은 동물병원에서 준비한 카드를 받았다.
동물병원에서 카드를 받는 건 처음이라 의아했던 주인은 편지를 읽자마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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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퇴원 축하 카드 |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주인을 배려해 한글로 쓴 카드.
한자 한자 정성스럽게 눌러쓴 글씨체와 다소 어색하지만 분명히 마음을 담은 문장들은 5주라는 시간 동안 콩이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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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 하루 전 입양된 콩이는 집에 오자마자 심장 사상충 3기 판정을 받았고, 설상가상 10일 만에 폐렴으로 입원을 했다.
2주 동안 입원을 하며 생사의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콩이가 살았다는 기쁨도 잠시, 콩이의 주인은 어느날 보호소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게 됐다.
버려진 줄 알았던 콩이가 사실은 가출한 개였고, 전 주인이 애타게 찾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벌써 정이 들었는데 다시 돌려보내야 하나 무거운 마음이었던 주인은 전 주인에게 연락을 해 그간의 일과 치료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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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위기는 또다시 찾아왔다.
콩이가 다리를 절어 병원에 갔더니 오른쪽 고관절이 빠진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전 주인에게 물어보니 과거 차에 치인 적이 있는데 그때 관절이 빠진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주인은 콩이를 데리고 수십 군데의 병원을 돌아다녔고 대부분 인공 관절 수술을 추천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인공 관절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매우 적었고, 여러 가지 여건 상 수술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한 수의사의 도움으로 일본의 인공관절 전문 수의사인 고레에다 박사(Dr.Koreeda)와 연락이 됐고, 엑스레이자료들을 보내며 상담 끝에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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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콩이를 데리고 이동하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녔다.
까다로운 일본의 입국 심사 때문에 준비할 서류도 많았고, 혈액 샘플 허가 처리를 위해 6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긴 기다림 끝에야 올해 초가 되어서야 오사카 동물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입원 기간이 긴 탓에 콩이를 두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던 주인은 5시간이 대수술의 결과가 성공적이라는 소식을 들은 후에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걸을 수 있게 된 콩이는 수술 다음날부터 하루에 세 번씩 산책도 했고, 그 모습은 매일 주인에게 전달됐다.
그래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지만 먼 곳에서 애타고 있을 주인을 위한 병원 측의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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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보내 준 수술 후 콩이의 사진 |
회복이 늦어져 추가로 입원한 3주는 입원비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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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콩이는 이제 수영을 배울 정도로 건강해졌다.
콩이의 주인은 "멀고 낯선 동물병원에서 너무나도 큰 감동을 받고 왔다"며 "카드에 적힌 대로 콩이가 더 이상 병원 신세 지는 일이 없이 즐겁고 행복했음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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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이 없어도 내 걱정은 말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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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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