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초보 입문자들은 대부분 경매 공부를 하고 싶어한다. 일반 매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고,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매매를 하면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경매로 낙찰받으면 중개 수수료도 없으므로 비용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나 빌라 한 채를 경매로 낙찰받아서 소액이라도 남기는 장사를 계속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투자 방법을 찾긴 어렵다.
부동산 투자의 각 분야별로 많은 교육 과정이 있지만 경매 교육보다 더 인기를 끄는 교육 과정도 없다. 단 몇 주 동안 진행하는 단기 속성 교육부터 1년 가까운 장기 교육 과정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이 있고, 부동산 경매와 관련된 책도 베스트셀러인 경우가 많다.
최근 몇 년간처럼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시기에는 경매 응찰자가 늘어나고 낙찰가도 높아져 거의 시세에 근접한 가격에 낙찰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명도비용 등 거래비용을 고려해볼 때 시세에 근접한 가격에 낙찰받으면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반면 더 싸게 낙찰받기 위해 응찰가를 낮추면 물건을 낙찰받기 어려워진다는 어려움이 있다. 경매 참여에 의미를 둘 뿐 낙찰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일 수도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시기에 경매에 참여한 경우에는 부동산을 살 시기를 놓치게 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경매가 오히려 매매할 기회를 잃게 만드는 ‘시간 잡아먹는 하마’가 된 것이다.
하지만 금리가 높고 부동산 경기가 지극히 어려웠던 외환 위기와 같은 시절에 경매로 물건을 낙찰받았다면 이는 좋은 재테크가 될 수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금리가 높아지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가 온다면 경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될 것이다. 시장은 돌고 돌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런 시기가 올 것이다.
그런 시기를 대비해 경매 공부를 해두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경매의 가장 큰 장점은 '돈 벌기 좋은 수단'이라는 점보다는 '부동산을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점이다.
최근 집값이 뛰면서 부동산을 공부하자는 열풍이 불고 있다. 각종 인터넷 매체의 카페와 블로그 등에서는 부동산 정보가 넘쳐난다. 부동산 정보에 빠진 사람들은 삼삼오오 만나서 서로의 정보나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도 진행한다. 주변 지인을 만나도 모든 관심사가 부동산이다.
이렇게 부동산 이야기만 하는 소위 ‘부동산 홀릭’인 사람들에게 부동산 경매를 권하고 싶다. 부동산 경매를 직접 해보면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피상적인 정보가 아닌, 매우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찰이라는 목표를 향해 권리 분석을 하면서 구체적인 법률 관계와 사례를 통해 부동산을 공부할 수 있다. 또 관심 있는 지역를 돌아보고 직접 발품을 팔면서 물건 분석을 하다 보면 부동산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습관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금리가 낮고 거래가 많은 시기에는 경매를 통해 큰돈을 벌기는 어렵다. 다만 부동산의 바다에서 더 깊이 헤엄치고 싶다면 경매를 해야 한다.
본인 인생의 라이프사이클을 생각하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부동산을 공부한다면 반드시 경매도 공부해 두는 것이 좋다. 운이 좋아서 어쩌다 부동산 투자에 성공할 수는 있지만, 경매를 모르면 언젠가는 부동산 투자에서 큰 실패를 겪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부동산 투자 실패는 시장의 바닥을 모르는 데서 온다. 경매는 시장의 바닥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부동산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경매를 할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