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언론이 '깜짝'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 등 소식을 긴급타전하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전날인 26일에 관련 소식이 나온 데 이어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남북 정상회담 개최 내용을 공개하자 중국 언론은 발빠르게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미국이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며 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27일 오전 7시(이하 현지시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북측지역 회동 사실을 다시 한번 전달하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남북 정상회담 내용을 평양 특파원을 통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중국 관영 신화망은 27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26일 판문점에서 두 번째로 회동했다고 속보를 전했다. 김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내달 12일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데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향한 '견고한 의지'를 내보였다고 보도했다.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과 한반도 비핵화, 역내 평화·안정·번영 실현, 남북 간 각종 문제와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과 관련해 심도있는 의견을 나눴으며 내달 1일에는 '남북 고위급 회의'를 개최하고 남북 군사회담, 적십자 회담 등을 빠르게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상세하게 전했다.
두 정상이 다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앞으로도 수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해 지혜와 힘을 모으기로 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인 중국신문망도 남북 정상회담 개최 소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유지"하고 있고 한국은 "반드시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겠다", 미국은 "여전히 싱가포르에서 만남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라고 자세히 소개하고 낙관적인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한순간 악화됐던 정세에 다시 온기가 돌자 일단 중국은 안심하는 분위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6일 '24시간 만의 대반전, 북·미 정상회담 호사다마(好事多魔)' 라는 제하의 사평을 게재하고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알리자 북한은 계속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하루 만에 상황이 다시 달라졌다"면서 "한반도 정세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반겼다.
이는 과거에 비해 평화적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은 때문으로 북·미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이미 수많은 미래의 가능성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예측은 어려우나 한반도 정세가 심각하게 악화될 가능성은 비핵화 추진이 지속될 가능성보다는 적다고 판단했다.
중국 개입설도 거듭 반박했다. 신문은 "중국은 한반도의 변화를 기쁘게 지켜보고 있으며 중국이 북한을 하나의 카드로 삼아 북·미 정상회담을 어렵게 했다는 의혹은 건강하지도 고상하지도 못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지난 25일 중국 외교부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이를 주시하고 있으며 북·미 정상회담의 조속한 성사를 바라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루캉(陸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한반도 정세 완화의 흐름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며 정치적 프로세스로 상황을 해결할 소중한 역사적 기회"라며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과정에 큰 힘을 보태고 양국이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려 인내심을 갖고 함께 비핵화를 실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