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바뀌어도 오프라인 정책만 고수하는 정부"…예산만 낭비

2018-05-2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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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판로지원 정책 실효성 없어…옴니채널 적극 활용해야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과 구매액 동향. [자료=통계청]

4차 산업혁명으로 시·공간의 구분이 없는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가 여전히 오프라인 위주로 중소기업 판로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시대에 뒤떨어진 중기 정책을 고수하며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백화점이나 면세점, 공영홈쇼핑 등 기존 유통채널을 '옴니채널'로 활용하는 중기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소비 형태를 활용해 제약 없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 체계를 말한다.

27일 중소기업연구원이 펴낸 '중소기업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기 판로지원정책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장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오프라인에만 치중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 판로 개척을 위한 중기 지원예산도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올해 전체 예산(추가경정예산 포함) 10조4212억원 가운데 국내외 시장 판로 개척을 위한 예산은 고작 2% 수준에 그쳤다. 금액으로 따지면 국내 판로지원사업 233억원, 수출지원 사업 1837억원 등 총 2070억원이다. 이 예산으로 36만 개가 넘는 중소기업의 판로 지원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는 게 중기연의 주장이다. 

더욱이 턱없이 부족한 예산의 대부분은 오프라인 시장에 편중되고 있다. 국내외 판로 개척을 위한 △마케팅지원사업과 공공구매제도운영 △중기제품거래활성화사업 △수출지원기반활용사업 △중소기업해외시장진출사업 등 대부분 오프라인 시장에 쓰인다. 온라인 지원 사업은 '온라인수출플랫폼사업'이 유일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예산 항목을 자세히 뜯어보긴 어렵지만 배정된 국내외 판로지원예산은 대부분이 오프라인 시장에 집중돼 있고 온라인 시장에 쓰이는 예산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외 판로 지원 예산이 워낙 적다보니 정부가 수많은 중소기업에 소액의 예산을 쪼개서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동주 중기연 수석연구위원은 "예산은 부족하고 지원을 요구하는 기업은 많은 탓에 정부의 판로지원 사업은 잡화점처럼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다"며 "연속성이 있는 중장기 정책 지원이 아닌 일시적인 판로 기회 제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외 판로 지원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옴니채널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이 연구위원은 "오프라인·온라인·홈쇼핑별로 별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닌 옴니채널에 맞춰 통합 마케팅 전략이 담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기부가 중소기업의 제품을 등록 받아 우수 제품을 선별하고 우수 제품에 대한 판로를 책임지는 통합유통플랫폼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중기부에서 추진하는 중소기업제품전용판매장과 행복한 백화점, 공영홈쇼핑인 '아임쇼핑'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채널은 '역직구(온라인 해외직접판매)' 사이트를 구축해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손꼽았다. 역직구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출을 의미한다. 해외 소비자가 국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직접 상품구매하는 역직구는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우수제품은 공영홈쇼핑·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에서 시험 판매를 거쳐 소비자들로부터 평가를 받은 제품을 통합유통플랫폼을 통해 한번 더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평가가 좋은 제품은 대규모 유통업체의 옴니채널에 입점시키거나 역직구를 활용해 국내외 소비자 구매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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