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0일 부동산 서비스산업 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부동산 서비스 선진화에 대한 기대감과 영세 중개업자들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동산 서비스산업 진흥법은 부동산 서비스를 부동산 관련 기획·개발·임대·관리·중개·평가·자문·정보제공 등을 모두 포함하는 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우수 부동산 서비스 인증제도를 시행해 업역 간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개와 임대관리 등 둘 이상의 부동산 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하는 사업자는 국토부 장관이 수여하는 우수 부동산 서비스 인증 제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부동산 서비스산업 진흥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이 1~2인으로 구성된 부동산 중개업의 특성 상 중개 자영업자들이 개발·법무·세무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중개업은 10인 이하의 사업체 수가 전체의 93.4%를 차지할 정도로 영세하다. 부동산 중개업의 폐업도 빈번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국 8대 업종 가운데 음식업종(3.1%) 다음으로 부동산 업종의 폐업률은 2.4%를 보이며 2위를 기록했다.
반면 타 업역과 연계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은 증가하고 있다. 실제 공인중개사들과 업역 침해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트러스트 부동산’은 지난 15일 경기 용신시에 지점을 열고 수도권 남부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 말 부동산114를 인수하면서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인 프롭테크를 통해 종합적인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대형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최근엔 KB국민은행도 자회사의 플랫폼인 '리브온(Liiv On)'을 통해 빅데이터에 기반한 증여세·양도세·취득세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지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3월 정부 측에 부동산 서비스산업 진흥법 시행령 제11조에 포함된 우수 부동산 서비스 산업자 인증 주체 대상에서 ‘자회사’ 문구를 삭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자회사를 통해 원스톱 개념으로 서비스할 경우 자칫 대기업이 시장을 독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