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현명한 자는 다리를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벽을 만든다”...부산 벡스코 AfDB 연차총회 개최

2018-05-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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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21~25일 부산 벡스코에서 AfDB 총회 및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 개최

김동연 부총리, 23일 만찬장에서 한국과 아프리카간의 지속발전 가능한 관계 유지 강조

본보 빅터 올라도쿤 AfDB 대외관계국장 단독 인터뷰, "한국 청년들의 관심 필요"

기획재정부와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23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제6차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를 열었다. [사진=이경태 기자]



신남방·신북방 정책 등 정부의 현안 대외정책 대비 비중이 낮은 아프리카 경제협력이지만, 미래 먹거리 창출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데서 ‘2018년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 및 제6차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의 의미가 재평가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21~25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2018년 AfDB 연차총회 및 제6차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를 열었다. 

정부는 이번 연차총회에서 2년간 5조원에 달하는 금융 협력을 제공할뿐더러 4차산업혁명을 맞이해 스마트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부 주도의 공적원조를 뛰어넘어 민간 협력을 통한 자본 투자 등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현명한 자는 다리를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벽을 만든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2018년 AfDB 연차총회 및 제6차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 참석차 방문한 아프리카 정상급 인사 및 재무장관과의 만찬에서 “현명한 자는 다리를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벽을 만든다”라고 말했다.

KOAFEC 개회사에서 한국(조선)이 600년 전부터 아프리카를 알아왔다며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동연 부총리가 이번 총회의 의미를 만찬장에서 되새겼다.

그만큼 이번 AfDB 연차총회와 KOAFEC은 한국과 아프리카 간 경제협력을 위한 관계를 보다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서방국가와 중국·일본 등 국가를 비롯해 국제기구의 투자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지만, 이번 총회와 경제협력회의를 통해 한국 역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높아진다.

이에 미국의 대외원조를 맡고 있는 마크 앤드루 그린(Mark Andrew Green) 미국국제개발처(USAID) 처장 역시 간담회에서 “한국은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해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났다”며 “아프리카 역시 한국처럼 그러한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등 국가의 투자를 빗대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부채가 될 수 있는 돈은 자립을 이루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아프리카 국가 재무장관들을 향해 한국과의 관계강화 필요성에 힘을 보탰다.

아킨우미 아데시나 AfDB총재 역시 “중국과 한국은 아프리카에 경쟁자가 아닌, 전략적인 협력자”라며 한국의 투자와 경제협력의 의미를 평가했다.

그는 “반세기 동안 급성장해온 한국의 행보를 아프리카 국가들이 모델로 삼아야 한다”며 “한국의 단기간 개발경험을 통해 아프리카 역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가 아프리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Better Africa' 창업 공모전에서 테그웨이의 ’가정용 화덕을 활용한 전기생산 모듈‘이 대상을 차지했다.[사진=이경태 기자]


◇아프리카의 산업화와 궁합 맞는 혁신성장

AfDB 연차총회와 제6차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에서 줄곧 언급된 메시지는 산업화와 혁신성장으로 요약된다.

그동안의 농업경제를 통한 경제성장에 한계를 느낀 아프리카가 현재 원하는 산업화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한 국제사회의 성장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아킨우미 아데시나 AfDB총재는 이번 총회와 경제협력회의에서 아프리카의 산업화가 국가의 부를 높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데시나 총재는 “아프리카 국가는 그동안 농업을 토대로 경제를 일궈왔다”며 “천연자원도 많지만 우리의 과제는 빈곤을 어떻게 탈출할 것이냐로 그 해결책이 바로 산업화”라고 말했다.

그는 “농업 역시 하나의 산업으로 개발해야 한다”면서 “기술과 혁신을 갖춘 한국과 협력해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우리의 자원을 활용해 국가의 부를 창출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다보니 한국의 혁신성장 정책이 아프리카의 산업화 흐름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게 대외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부는 지난 17일 혁신성장 대통령 보고대회를 통해 8대 선도과제사업을 비롯한 혁신성장 산업 발전의 방향성을 정하는 한편, 실현 가능한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한국의 혁신성장 정책을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해 아프리카 국가들도 경제성장의 새로운 기회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번 총회와 경제협력회의 기간 동안 한국 혁신성장 산업을 소개하는 창업 전시장도 눈길을 끌었다.

김동연 부총리 역시 지난 23일 전시장을 관람하며 기술혁신과 창업,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총회에 앞서 아프리카의 문제 해결을 위한 ‘Better Africa' 창업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공모전에서 입상한 테그웨이의 ’가정용 화덕을 활용한 전기생산 모듈(대상)'과 여명테크의 ’재난대비용 종이 화장실(우수상)‘이 아프리카 재무장관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업의 아이디어를 찾아 신규 먹거리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데 이들 재무장관들은 입을 모아 ‘굿 아이디어(Good Idea)’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고형권 기재부 제1차관이 24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 민관협력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이경태 기자]



◇“아프리카, 민간도 나서야 할 때”

국제사회와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는 그야말로 인프라 구축에 집중된다. 다만, 이후 신규 시장을 창출해내는 데는 민간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데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목소리를 높였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은 24일 오전에 열린 KOAFEC 민관협력포럼에서 “이번 총회와 경제협력회의는 아프리카의 열망 실현을 위해 초석을 다지는 기회”라며 “다만, 아프리카 개발에 정부의 재원이 현실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이 필요할뿐더러 이젠 민간협력사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고 차관은 “그동안 정부는 최소수입보장제도 등 여러 형태의 재정보조금, 금융보조제도 등을 운영해온 경험이 있다”며 “여기에 기업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법률, 금융 등 분야의 인력을 구축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민관협력포럼에 참석한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도 “현재 거론되는 스마트 인프라는 저개발국에게 커다란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아프리카 투자 등과 관련) 변화에 대해 두려움과 기회가 상존한다. 현재 국제사회의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 속에서 변화로 인한 고통을 피할 수 없다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한국 기업의 참여를 독려했다.
 

고형권 기재부 제1차관(왼쪽)과 빅터 올라도쿤(Victor Oladokun) AfDB 대외관계국장(오른쪽)이 지난 23일 저녁 부산 벡스코 연회장에서 열린 미디어 리셉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경태 기자]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청년의 관심 절실”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아프리카의 협력관계 강화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속 다양한 교류와 협력의 필요성 역시 이번 총회와 경제협력회의에서 강조됐다. 특히 청년 교류와 관련,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청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빅터 올라도쿤(Victor Oladokun) AfDB 대외관계국장은 23일 열린 미디어 리셉션에서 가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국가를 대변하는 개발은행으로서 한국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 기술적인 발전과 함께 미래에 대한 비전에 대해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다”며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간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라도쿤 국장은 이번 경제협력회의에서 한국이 추진하려는 청년기술교류사업에 대해 기대를 높이기도 했다.

기재부는 앞서 22일 열린 아프리카개발은행 총회에서 청년기술교류사업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술력을 갖춘 청년의 아프리카 진출 기회를 모색할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청년들을 불러와 정보기술(IT)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필요한 IT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기술을 갖춘 한국 청년들이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고형권 차관 역시 이날 리셉션장에서 “아프리카에 대해 한국 사회가 많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며 “아프리카와의 다양한 협력에 대해서도 외신 역시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 국제사회에서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한국이 아프리카에서도 커다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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