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바바리맨' 손에는 아이폰이? '에어드롭' 이용 신종 성범죄 등장

2018-05-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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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파일전송 기술 '에어드롭' 이용한 성희롱 사례 속출 "정보통신망법 혹은 성폭력처벌법 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적용 가능"

공공장소 등에선 기능 끄거나 '연락처' 옵션 설정 통해 피해 막을 수 있어

[사진=아이클릭아트]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과 함께 성범죄의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애플 아이폰의 '에어드롭' 기능을 이용한 성희롱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트위터에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에어드롭을 통해 남성 성기 사진 여러 장을 전송받았다는 내용의 트윗이 게재됐다. 해당 이용자는 자신의 여동생이 피해를 입었다며 "동생이 에어드롭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이런 기능을 아예 몰랐다"고 밝혔다. 트위터 글에는 너무 놀란 동생이 휴대폰을 껐는데도 계속해서 문제의 사진이 날아와 마지막에 사진을 캡처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페이스북 페이지 '홍익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도 비슷한 사연이 올라왔다. 익명의 재학생은 등굣길에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성희롱 메시지를 받았다고 제보했다.
 

에어드롭 수신을 허용하면 주변에 있는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나타날 수 있다(좌). 다른 이가 사진을 전송할 경우 미리보기와 함께 '수락' 혹은 '거절'할 수 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에어드롭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이폰 이용자끼리 사진이나 연락처, 파일 등을 간단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수신을 허용하면 주변에 있는 다른 이용자에게 자신의 이름과 얼굴이 나타난다. 다른 이가 에어드롭을 통해 콘텐츠를 공유하면 '수락' 또는 '거절'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 미리보기 화면이 함께 뜨기 때문에 음란성 메시지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에어드롭이 처음 공개된 2011년 이후 해외에서도 동일한 방식의 성희롱 사례가 이어졌다. 영국 BBC는 2015년 영국 여성 로레인 크라이튼 스미스가 기차 안에서 남성 성기 사진 2장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관계자는 23일 에어드롭을 통한 성희롱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는 무엇을 유포하는지에 따라 다르다"며 "음란물을 유포할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되지만 특정인에게 반복적으로 보낼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일 자체가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다"면서 "(가해자) 추적이 가능한지 기술적 문제를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평소엔 에어드롭 기능을 아예 끄거나 연락처가 있는 이들에게만 공유할 수 있도록 설정해놓는 것도 사전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폰의 화면 하단을 쓸어올려 제어센터를 열고, 왼쪽 상단의 네트워크 설정 카드를 길게 누르면 에어드롭 수신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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