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수출, 일희일비보다 구조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2018-05-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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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정치경제부 기자

"지금처럼 수출 성적이 좋다면, 야근을 해도 힘들지 않습니다."

매월 말께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과에는 새벽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매달 1일 발표하는 수출입 실적 자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만난 수출 담당 공무원의 표정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수출 성적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은 2015~2016년 암흑의 긴 터널을 지나,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17년 연간 수출액은 5737억 달러, 전년 대비 15.8% 껑충 뛰어오르며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역시 지난해 수출 실적이 워낙 좋아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2.3% 깜짝 상승했다. 수출은 지난 3월까지 17개월 연속 증가했다.

그러나 거침없는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은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는 지난해 4월 기록적인 수출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지표가 왜곡되는 현상) 등 일시적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 증가세에는 문제가 없으며, 5월 수출은 증가세 전환이 확실하다며 불안감 해소를 위해 애를 썼다.

실제 5월 수출은 순항 중이다. 20일까지 수출은 29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4.8% 늘었다.

문제는 다음 달이다. 6월의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한 4월과 비슷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6월 수출액은 51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7% 증가했다. 당시로선 역대 두 번째 기록이었다. 이 기간 선박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인 73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올해 6월이 걱정되는 이유다. 선박 수주 잔량은 급감했고, 기저효과도 만만찮다. 5월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돼도 다음 달 곧바로 마이너스로 바뀔 수 있다.

기저효과와 특정 품목의 수출 여부에 흔들리는 성적은 시장의 불안감을 키운다. 6월에도 4월과 같은 이유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할 것인가. 일시적인 현상이 잦아지면 추세로 변한다.

정부는 매달 수출 성적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우리나라 수출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수출 품목과 수출 지역 편중 현상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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