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2일(현지시간) 오후 재개관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 공관원 후손들과 환담하고 전시실 등 공사관 시설을 둘러봤다.
1889년 2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서양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인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우리나라의 외교권이 박탈되면서 공사관의 기능이 중단됐다.
1901년 9월 일본이 공사관을 단돈 5달러에 강제매입한 뒤 미국인에게 10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2012년 문화재청이 350만 달러에 매입해 보수·복원 공사를 거쳐 이날 개관식을 했다. 공사관이 113년 만에 문을 다시 열게 된 것이다.
조선 후기 동북아 구질서를 극복하고 외교적 지평을 열고자 했던 고종의 자주·자강 외교 정신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근대 외교공관 중 원형을 간직한 유일한 단독건물이자 워싱턴DC에 있는 19세기 외교공관 중 내·외부 원형이 보존된 유일한 건물로도 알려졌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곳에서 이 공사관 초대공사인 박정양의 손녀 박혜선씨, 공사관 서기관이던 이상재와 장봉환의 증손인 이상구·장한성씨를 만나 격려했다.
이는 한미정상회담 계기에 미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 내외의 마지막 일정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공사관 방문은 올해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36주년 및 한미동맹 65주년을 기념해 양국의 역사와 우정을 부각하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