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재임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인플레이션 등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등 주변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중남미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의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약 93% 개표한 시점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67.7%를 득표했다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야권 후보였던 엔리 팔콘 후보는 21.2%를 얻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불공정 선거를 중단하라고 촉구해온 미국 등 주변국이 추가 경제 제재를 예고하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미국은 사실상 베네수엘라의 돈줄인 원유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CNBC 등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에도 △ 베네수엘라와의 금융 거래 금지 △ 고위급 인사들의 재산 동결 △ 베네수엘라 가상통화인 '페트로'의 미국 내 거래 금지 등 독자 제재를 단행해왔다.
캐나다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미주 14개국이 지난해 구성한 외교 모임인 이른바 '리마그룹'도 미국과 함께 베네수엘라 압박에 동참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에서는 2014년 국제유가가 급락한 뒤 음식과 의약품 등 생필품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의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무려 26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40% 인상했지만 경제 위기를 해소하지는 못했다.
2기 마두로 체제를 맞이해 베네수엘라의 외교·경제적 고립이 가속화되면 생활고를 피해 이웃 국가로 이주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부지기수로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경제난을 피해 콜롬비아와 브라질 등으로 이주한 국민은 약 150만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