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영화 '버닝'의 전종서, 스티븐 연, 유아인, 이창동 감독[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18일(현지시간) 제71회 칸영화제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에 따르면 ‘버닝’(감독 이창동)은 현재까지 공개된 경쟁부문 진출작 중 가장 높은 평점인 3.8점(4점 만점)을 기록했다. 이는 스크린데일리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 총 10명 중 8명의 평가자로부터 만점을 받았다. 종전 기록은 2016년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토니 에드만'(감독 마렌 아데)이다.
미국 영화 매체인 아이온시네마에서도 '버닝'은 3.9점(5점 만점)을 나타냈다. 현재까지 최고점이다. 다만 또 다른 소식지인 르필름프랑세즈는 여느 소식지와는 달리 낮은 점수다.
소식지의 평점은 실제 수상과는 무관하지만 ‘버닝’ 상영 후 쏟아지는 호평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먼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이창동 감독은 “원작이 있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밀양’도 원작이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 속 미스터리한 부분이 영화적으로 다른 미스터리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연출 계기를 전했다.
또한 전작들과 비교해서 이창동 감독과 함께 작업한 소감에 대한 질문에 유아인은 “감독님의 팬으로서 촬영 내내 감독님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가지고 임했다. 현장에서 권위가 아니라 이 영화 세상의 신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배우의 때가 벗겨지는 느낌이었다”, 스티븐 연은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평소에 너무나 좋아했고 그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내가 상상했던 그 이상의 경험이었다”, 전종서는 “이번이 데뷔작이기 때문에 다른 작품과 비교할 수는 없었으나, 영화 촬영하는 내내 즐겁게, 행복하게 지냈다. 그 부분이 영화 속에 드러나서 행복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창동 감독은 어떤 테마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대해 “세계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다양한 이유로 분노심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마음 속에서는 표출하고 싶은 분노가 잠재되어 있으나, 외적으로는 무기력으로 표출되고 있는 거 같다. 요즘 세계의 문제가 분노의 대상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 예전에는 분노의 대상이 분명했으나 현재의 세상은 점점 세련되고 편리해지는데 나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젊은이들이 느끼는 공통 상황이 아닌지, 그렇다면 그들에게는 이 세계 자체가 결국 미스터리처럼 느껴질 거 같다”고 전했다.
한펀 영화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