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이 출시 100일을 맞았지만, 외면하는 기관 탓에 안착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15일 주요 증권사는 이런 이유로 "기존 코스피200에 비해 뚜렷하게 차별화한 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결국 다를 게 없기 때문에 KRX300을 벤치마크로 삼는 기관도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옮기는 바람에 코스닥 시총 비중은 6%대로 낮아졌다. 코스닥을 활성화하려고 KRX300을 만들었지만, 코스닥 비중은 되레 줄어든 것이다.
더욱이 코스닥 비중은 더 축소될 공산이 크다. 코스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온 바이오주가 고평가 논란에 휘말려 있다. 기관은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지금은 코스닥 비중을 줄여야 할 때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200이 이미 벤치마크로 굳어진 상황"이라며 "새로운 유인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KRX300이 안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법인을 다루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많지 않다. 2017년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불공정거래 혐의 건수도 85건에 달했다. 코스피에 비해 3배가량 많았다. 코스닥 자체가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도 KRX300이 안착하는 데 걸림돌이다.
KRX300을 추종하는 기관 자금은 현재 1조원 안팎이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KRX300에 연계돼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잠겨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RX300을 추종하는 ETF 규모는 전날 기준으로 815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ETF 수익률은 전날까지 1개월 기준으로 0.6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0.91%)보다 낮았고, 국내 주식형 인덱스펀드(-0.88%)보다는 높았다.
이처럼 ETF에만 자금이 몰릴 뿐 연기금이나 정부·지자체에서 들어오는 자금은 거의 없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기관 투자자가 KRX300에 투자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도록 지수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국은 KRX300 구성종목 변경 횟수를 연 2회로 늘리기로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연기금이 KRX300으로 들어오고 자산운용업계도 이를 추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는 한 정부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 다음 정부까지 이어져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