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 설립 자본금은 최소 50억원이다. 한 종목 이상의 보험을 영위할 경우 1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중소업체들이 온라인전문보험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장벽이 높은 편이다.
실제 2003년 도입된 온라인전문보험회사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교보라이프플래닛' 한 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마케팅 비용, 촘촘한 정부 규제 등으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여행자보험이나 팻(애완동물) 보험 등 특화보험사 역시 영업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며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온라인보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높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금융위 관계자는 "온라인전문보험이 활성화하면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대면 모집보다 15% 정도 싸게 공급할 수 있고, 불완전판매비율도 0.01%로 전체평균(0.28%)보다 30배 가까이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활성화 대책이 단발성 구호에 그친 '설익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국내 유일한 온라인전문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우, 설립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이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167억원에서 2015년 212억원으로 확대됐다. 2016년에는 175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187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올해 역시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진입장벽을 낮춰 온라인전문보험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지만 현실과는 온도차가 있다"며 "성공한 온라인전문보험사 사례가 없는 이유를 따져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온라인 방카나 온라인 대리점, 제휴처, 개인 영업 등 다채널로 접근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정부 규제 등으로 쉽지 않다"며 "5년간 운영 경험을 비춰보면 마케팅 비용을 비롯해 보안·내부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이 만만찮게 드는 탓에 신규 보험사의 시장 진입은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사업장을 만들어 보험만 많이 판매하면 되는 산업이 아니다"며 "취급하는 상품별로 다르지만 기본 100억원 단위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보험업법에 따라 지급여력 150% 이상, 시설이나 설비·인력 등이 규정돼 있는 보험업법에 따라 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전했다.
손보업계 관계자 역시 "수년 전에 자동차 온라인보험을 전문으로 한 하이카 다이렉트가 현대해상으로 다시 편입됐고, 악사는 자동차 보험만 팔다 적자가 늘어나 다른 분야에 많이 진출했다"며 "보험업은 은산·금산 분리 규제가 있어서 대규모 자본이 들어올 수 없는 구조지만 그렇다고 자본력이 부족한 소규모나 중소 규모 온라인보험사들의 진입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많은 중소 업체들이 여행자보험이나 유방암 보험 등 온라인 미니보험을 출시하고 있지만 손실을 보고 있다"며 "특화보험사나 온라인전문보험사만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는 먼 얘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