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문변호사 시대] 주영달 변호사 "교육 현장에도 법적 분쟁 많습니다"

2018-05-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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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탓 학교폭력이 학부모간 소송

교사·학교·기관에 분쟁도 많아

법 논리-교육 사이 가교역할 할 것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 요즘엔 학교 생활기록부 때문에 그래요."

'교육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교육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변호사가 있다. 주영달 변호사(52·사법연수원 32기)다. 2006년부터 10여 년간 서울시 교육청 고문변호사로 활동해온 그는 학교 안팎에서 발생하는 법적 분쟁 사건을 주로 맡고 있다.
최근 주 변호사를 서울 서초구 주영달 법률사무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어른 싸움이 된 학교폭력' 이야기를 꺼내 들며 "학생들끼리 '미안했다'고 악수 한번 하면 될 일을 학부모들은 '내 아이 생활기록부에 학교 폭력 딱지만은 절대 안 된다'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고 말했다.
 

 

주영달 변호사는 2006년부터 서울시 교육청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학교 안팎에서 발생하는 법적 분쟁 사건을 주로 처리해왔다. [사진 제공=주영달 법률사무소]


◆ 왕따는 누구의 잘못인가?

'어른 싸움'에도 이유는 있다. 대학 입시 제도가 수능에서 내신으로 바뀐 것과 맞물려 생활기록부에 학교 폭력 관련 내용을 기재하도록 하면서 행정소송이 급증한 것.

주 변호사는 "학부모 입장에선 생활기록부가 입시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심지어 '서면 사과'처럼 상대적으로 가벼운 조치에도 거의 모든 학부모가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왕따나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학교폭력 자치위원회'가 열려 시시비비를 따지는데, 이때 가해 학생 측이 위원회의 처분 결정을 다투면 행정 소송을 제기한다. 반면 피해 학생 입장에선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낸다.

교육 관련 사건에서 교육산업에 종사하는 인력도 무시할 수 없다. 그가 자문을 맡고 있는 서울시 교육청만 해도 관내에 본청 직원이 있고 지원청 직원이 따로 있다. 여기에 교사와 교직원, 학교법인, 정부 기관 사이에 무수한 법적 분쟁이 발생한다. 

비리 사학의 문제도 이 가운데 하나다. 교육청·교육부는 각각 초중고·대학에서 비리가 발생하면 임원 취임 신청을 취소하고 임시 이사를 파견한 뒤 새로운 이사를 선임한다. 이 과정에서 사립학교 측에서는 처분이 잘못됐다며 취소 무효 소송을 할 수 있다. 주 변호사는 교육청 고문 변호사로 일하면서 대학과 교육부 간 송사에선 대학 편에 서기도 한다.

2014년 1월엔 횡령 비리를 저지른 A학교법인이 서울시 교육청을 상대로 낸 '임시이사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피고인 교육청 소송대리인으로 나서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이끌었다. 이는 '비리 사학의 정상화 과정에서 종전 이사를 배제하고 재정 기여자에게 운영권을 맡기더라도 설립목적을 훼손하거나 사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 아니다'는 새로운 판례를 정립했다. 

◆ 목표는 법-교육 '가교 역할'

주 변호사가 교육 관련 사건을 전담하게 된 건 지인 소개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일하게 되면서부터다. 교육청에서 관련 사건을 많이 맡고 자문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노하우가 쌓였다.

2010년엔 '사립학교법'이란 책도 썼다. 학문적 연구 결과라기보다는 실생활에서 사립학교법을 다루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사립학교법을 비롯해 학교법인과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법령, 그리고 해당 법령과 관련된 거의 모든 판례를 함께 엮었다. 같은 해에 대한교육법학회를 찾아 문을 두드렸고, 올해 2월엔 법학이 아닌 교육학 박사 학위를 따냈다.

목표는 법-교육 간 '가교 역할'. 교육 관련 사건을 맡으면서 법 논리로만 보면 지극히 타당하더라도 교육적 측면에선 매우 불합리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를 많이 봐왔던 터다.

이를테면 '학교폭력 예방법'에 따라 가해 학생은 서면 경고부터 전학까지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이게 과연 학생을 선도하는 데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의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보다는 학교 폭력을 저지르게 된 원인이나 가정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징계 처분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는 "법원이 '법리'와 '교육적 목적'을 아울러 고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어떻게 하면 법 논리와 교육적 측면을 합리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교육 사건 전담 변호사로서 제 역할은 거기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주영달 변호사 프로필

학력
▲광덕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법학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 졸업

경력
▲ 제42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2기 수료
▲ 서울시 교육청 고문변호사
▲ 서울시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 서울시 교육청 소청심사위원회 위원
▲ 대한교육법학회 이사
▲ 현 주영달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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