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는 잡혔지만 대출의 질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로 수요가 급격하게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이고,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아 부실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
1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4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월 대비로는 2조3000억원 확대됐다.
문제는 대출의 질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 증가액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 금융권에서 기타대출 증가액은 4월 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2조6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증가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 금융권 가운데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781조5000억원으로 3월 대비 5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1월(6조7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신용대출 등 은행권 기타대출은 지난달 2조7000억원 증가하며 잔액이 200조원을 뛰어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래 최대폭 증가다. 증가 규모로 보면 지난해 11월 3조7000억원이 증가한 이래 가장 크다.
기타대출 가운데 신용대출은 1조4000억원으로 증가액의 절반에 달했다. 이 역시 지난해 11월(2조6000억원) 이후 최대다. 올해 1~3월 각각 9000억원, 1000억원, 4000억원 증가한 점에 비춰 유독 많이 증가했다. 반면 은행권의 주담대는 2조4000억원 증가하며 3월 대비 증가규모가 4000억원 줄었다.
금융당국은 생활안정자금 수요, 보험계약대출, 카드론 등 2금융권 영업 확대, 주식시장 투자 수요 등으로 인해 기타대출이 급증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용대출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고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다. 또 대부분이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금리인상기에 부실화될 위험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