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멸종 주범' 항아리곰팡이, 한국이 본산지…교역 통해 전세계로

2018-05-1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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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진, '사이언스' 통해 유전자 분석 결과 발표…20년간 200종 이상 멸종

[사진=아이클릭아트]


전세계 양서류를 멸종 위기로 몰아넣은 항아리곰팡이가 한국에서 유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와 서울대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11일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를 통해 항아리곰팡이병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다른 나라로 전파됐다고 발표했다.
1993년 호주에서 처음 발견된 항아리곰팡이는 개구리나 도룡뇽 등 양서류 피부에 기생하면서, 피부의 가장 바깥 쪽에 있는 케라틴 단백질을 먹이로 삼는다.

피부로 호흡을 하는 양서류의 특성으로 인해, 일단 항아리곰팡이에 감염될 경우 90% 이상이 질식 혹은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항아리곰팡이는 물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어 개체 간의 접촉 없이도 전염 속도 또한 빠르다. 20여년 동안 200종이 넘는 양서류가 항아리곰팡이로 인해 멸종한 이유다.

연구진은 세계 각지에서 항아리곰팡이를 수집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한국에 서식하는 무당개구리에서 나온 항아리곰팡이의 유전적 다양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오히려 한국 개구리들에겐 항아리곰팡이가 치명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일찌감치 항아리곰팡이에 노출되면서 면역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1950년대 이후 교역이나 군수 물자 수송 등을 통해 항아리곰팡이가 다른 나라로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특히 당시 유럽에서 무당개구리가 인기를 얻으면서, 관상용으로 많이 수출된 바 있다.

연구진은 "애완동물 거래는 전세계에 병원균을 전파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면서 "동물 국제거래로 곰팡이나 병원균이 빠르게 퍼지면서 대규모 동물 폐사를 일으키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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