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분양 아파트를 사야 하는 이유

2018-05-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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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4월 이후 주택시장은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거래량이 반토막 나고 매수 문의가 크게 줄어 개점 휴업인 중개업소가 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최근 한달 동안 직전월 대비 54% 줄어든 6307건의 아파트가 거래됐다. 경기에서는 31% 줄어든 1만1488건이 거래됐다. 특히 그동안 시장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에서 거래량이 60% 이상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는 분양시장에선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입지가 좋은 인기 단지는 수십대 일의 높은 청약경쟁률이 나오는 반면 입지가 약간 떨어지는 곳에서는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진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민영아파트 가운데 2순위에서도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해 청약이 최종 미달된 곳은 44.5%로 나타났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 미달 사태를 우려해 임대로 전환하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 이미 값이 올라버린 기존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신규 분양을 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당첨되면 확실한 웃돈이 보장되는 인기 단지에 신청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당첨 가능성과 장기적인 내집 마련 계획을 고려한다면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인기 단지를 노리는 것보다 오히려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일인 곳은 청약 가점이 높은 장기 무주택자에게 유리할지 모르지만, 청약 가점이 낮거나 주택을 보유한 유주택자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혹시 당첨될 수도 있다는 실낱같은 기대로 인기 단지에 청약하고 있지만, 어쩌면 시간이라는 기회 비용을 잃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인기 단지에 5~6번쯤 떨어지고 나면 분양받을 시기가 지나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분양이 예정된 단지의 절반 가까운 물량이 분양 보증에 난항을 겪거나 집단 대출을 끌어오지 못하는 등 사업 지연 요인으로 공급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상반기에 예정된 대어급 단지들이 지방 선거 이후인 하반기로 밀리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공급 지연이 장기화된다면 2020년 이후 다시 한번 물량 부족 사태가 올 가능성이 있다.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지난 20년을 통틀어 가장 많지만 2년 후에는 다시 반토막 날 수도 있다.

분양시장이 얼어붙어 대량 미분양 사태가 벌어졌던 2012~2014년에 분양받은 수요자는 입주 시점인 2014~2016년에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편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이나 내곡동, 경기 미사지구나 위례신도시 등이 이 때 미분양이 났던 곳이다.

반면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미분양을 찾기 어려웠던 2015~2016년에 분양을 받았다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입주대란의 여파로 지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고통을 받고 있다.

세상은 돌고 돈다. 현재 분양시장은 철저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도 지금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는 용기를 낸다면 오히려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주택 수가 늘어나는 부담이 없다. 비조정지역이라면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금성이 높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조합원 분양 등 재당첨제한에 걸리지 않는 것도 유리한 점 중 하나다.

향후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지역이나 일자리가 늘어날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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