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중국 선전의 한 전자기기 매장에서 샤오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중국 웨이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박 8일간의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경 일본에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중국 선전 출장길에 올랐다. 중국에서 왕추안푸 BYD 회장을 비롯해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션웨이 BBK(비보의 모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차례로 만났다.
김기남 대표이사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 사장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부문 최고경영진과 동행한 이 부회장은 이들 중국 기업 대표들과 전장·부품 등 신성장 산업에서의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중국 IT업계 CEO들과 회동을 한데 이어 선전의 전자기기 매장에서 샤오미 등 제품을 살펴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중국 방문 기간에 스마트폰 매장을 찾은 데 대해 최근 현지에서 갤럭시 시리즈 판매가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미국 애플 등에 밀려 부진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5년 전 20%에 육박하던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0.8%까지 주저앉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일 중국에서 일본 도쿄로 넘어가 NTT도코모, KDDI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와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은 사실상 경영 복귀를 알리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석방 이후 삼성 창립 80주년, 주주총회 등 행사에도 국내에서는 공식적인 자리에 얼굴을 비치지 않고 있지만, 잇단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경영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1년여간의 경영공백에 무너진 삼성전자의 해외 네트워크를 조속히 회복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에 무게감이 실린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은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3월 말 유럽과 캐나다를 잇달아 방문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재판이나 정치적 상황으로 경영활동에 전면적으로 나서기에는 운신의 폭이 좁다"며 "구속 수감 이전에도 업무의 대부분이 글로벌 사업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앞으로도 글로벌 경영인으로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