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에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위기…정치적 위험 등 '엎친데 덮친격'

2018-05-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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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위험 도사리는 러시아·브라질…제역할 못하는 터키·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자료=국제금융센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8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4월 들어 달러 강세 모멘텀이 형성되면서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 약세폭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요통화 중에서 지난 7일 기준 러시아 루블화는 3월말보다 8.9%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아르헨티나 페소화(-8.2%)와 터키 리라화(-7.3%), 브라질 헤알화(-6.9%)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아시아 통화지수는 1.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포함된 남미 통화지수는 5.8% 하락하면서 신흥국 통화지수는 4.2% 내렸다. 신흥국 통화 전반에 걸쳐 약세압력이 강화되면서 신흥국 채권 가산금리는 3월말 대비 27 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 상승했다. 연중 상승폭으로 따지면 41bp 확대됐다.

국제금융센터는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서 중앙은행의 물가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후 인플레이션율이 25%를 상회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규모 축소 시사로 대미(對美) 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치 기록했다. 지난 3일 기준 1달러는 22.376 페소였다. 3월부터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환보유액 소진규모(전체의 10% 이상)가 커졌다. 이때 정책금리 인상을 주요 대응수단으로 전환하면서 페소·달러 환율은 1주일 사이 27.25%에서 40%로 12.75% 포인트(p) 인상됐다. 

터키의 중앙은행은 최근 정책금리(차입금리)를 75bp 인상했음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가속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라·달러 환율은 3월 10.2%, 4월 10.9% 각각 올랐다. 

국제금융센터는 "S&P의 신용등급 하향(BB → BB-)이 리라화 약세압력을 가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240억 리라 추가 재정 지출 계획 발표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와 고인플레 지속 등에 의한 경착륙 우려가 강등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적 불안을 보이는 러시아와 브라질 역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유출 등으로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비호한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으로 추가 제재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때 루블·달러 환율은 2일 기준 64.044루블로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브라질 역시 정치적인 위험이 한몫했다.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구속으로 차기 대선의 향방이 불확실해지고, 연금개혁 투표가 연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진 모습이다. 지난주(4월30일~5월4일) 외국인 주식자금은 약 2억2800만 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신흥국의 통화가치 약세는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압력이 강화되면서 중앙은행의 정책대응력이 약화되고, 정치불안을 겪고 있는 신흥국가들의 취약점이 부각된 데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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