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발언대] 종촌종합복지센터 사태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

2018-05-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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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채용 특혜의혹 보도에 '합리적의심' 증폭… "해명을 하실거면 제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김기완 전국부(세종담당) 기자

'참외 밭에서 신발 끈 매지 말고, 자두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아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 만큼 세간의 이목을 받는 자리의 종사자는 행실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붙여진 속담이다. 국민들의 세금을 편성된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곳은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은 물론 언론과 국민들의 감시 대상이다. [관련기사, 1일, 3일, 4일 보도]

매년 37억 원의 지방비(세종시 재정자금)가 투입되는 곳. 세종시 종촌종합복지센터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경찰이 수사 단계에 돌입했다. 선출직 공무원과 정무직 공무원, 직업직 공무원들이 종촌복지센터 직원채용 과정에서 인사 청탁 등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고,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에 있는 사안으로 결과에 지역사회의 눈과 귀과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 은 전액 자체예산이 투입되는 세종시가 위탁한 복지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심지어 현직 세종시의원이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추가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종촌복지센터에서 특정인의 채용을 위해 4번에 걸쳐 채용 공고를 냈고, 3번째까지 자격미달로 떨어지자 정부에 유권해석까지 받으면서 4번째 채용에 성공한 결과가 나와서다.

또, 이해찬 국회의원의 전 보좌관 A씨 부인이 지난해 계약직 사무원으로 채용됐다가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세종시 최초의 종합복지센터가 권력자들의 '내 사람, 취업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까면 깔수록 의혹 덩어리들이 줄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는 것.

2015년 개관 이 곳은 자질구레한 사건들이 많았던 곳이다. 그러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수탁 받아 운영해왔고, 복지기관임에 따라 시민들은 관대했다. 범죄가 아니고선 시행착오라는 판단으로 3년을 지켜봐왔다. 언론이 현미경 잦대를 적용하기 이전 까지만 해도 말이다.

종촌복지센터에 대한 내부 문제와 그동안 비밀리에 이뤄져왔던 직원채용 인사외압 등이 알려졌고, 검찰과 경찰의 수사 착수에 힘입어 새로운 의혹들이 계속해서 쓰나미 같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 또는 관계자들이 용기를 내고 언론에 알려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종촌종합복지센터 내 산하 한 시설에서 해명자료를 보내왔다. 해명의 요지는 이해찬 국회의원 지역구 보좌관 출신이자 현 세종시의원 예비후보인 A씨 부인을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는 것이다.
 

 세종시 종촌종합복지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된 '긴급 채용공고'

당초 이 채용공고는 지난 1월 12일 게재돼 일주일 간 '긴급을 요하는 사안'으로 공고됐다. 의문은 이때부터다. 2018년 1월12일 공고를 했음에도 게시글은 2016년 게시글과 뒤섞여 있었다. 날짜에 맞게 순차적으로 게시되어야 할 공고문이 2016년 게시글이 있는 뒷쪽으로 밀려있었다는 얘기다. 충분히 특정인을 염두해 두고 의도적으로 공고를 숨겼다는 합리적 의심이 성립되는 지적이다.

다른 공고문은 순차적으로 게시됐음에도 유독 A예비후보 부인 공고문만 그렇게 2016년 게시글 사이에 게재돼 있어서다. 통상적으로 긴급을 요하지 않는 직원채용은 2주일간의 일정으로 공고한다. 긴급을 요하지 않는 일반 직원 채용은 공지란에 체크해 빨리 찾아볼 수 있도록 게시하고, A예비후보의 부인은 긴급을 요한다는 공고문을 올리면서도 공지에는 체크하지 않았다.

게다가 종촌복지센터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게재된 채용공고 게시글을 353명이 조회했고, 최근 6개월 이내 채용공고 조회수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인 복지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문도 295명이 조회했다는 사실도 알려왔다. 맞는 말이지만 사실이라 할 지라도 신빙성은 떨어진다.

기자는 종촌복지센터 홈페이지 게시글과 복지넷 게시글이 클릭을 할수록 조회수가 올라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요컨대, 한 대의 컴퓨터로 마음만 먹으면 수백, 수천 번의 조회수를 만들 수 있어서다. 한 사무실에 컴퓨터 10대가 가동된다면 한 대당 10번씩만 클릭해도 조회수는 100번이 된다는 얘기다.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회수 조작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특히, 의혹을 증폭시키는 결정적 이유는 또 있다. 이는 A예비후보 부인의 경우 정규직 사무원 전환 이전에 이미 계약직 사무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음에도 굳이 긴급 채용 공고문을 게시하면서까지 채용했다는 점이다. 계약직 신분에서 정규직 신분으로 전환시키면 될 문제를 굳이 공고문까지 게시했다.

해명 말미에 "공정하고 투명한 시설 운영을 위해 애쓰는 복지기관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기사와 제보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것도 종촌종합복지센터 수탁주체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도 아니고, 그렇다고 복지센터장도 아닌 센터 내의 한 시설장이 말이다.

'빈 수레가 요란한 것'인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인지 속담을 비유하지 않을 수 없다. A예비후보 부인의 정규직 채용 공고에 대한 해명만 보내온 종촌종합복지센터. 그렇다면 다른 특혜 의혹에 대해선 모두 인정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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